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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이 화려한 게장정식- 동해식당

설 연휴 전인데 돈은 안 들어와도 몸과 마음은 한갓집니다. 오랜만에 차를 끌고 인천항 아래 소월미도에 있다는 게장정식집을 찾아갔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회색 하늘 아래 사람 흔적 없는 군부대 담장을 따라가니 섬 끝자락에서 길은 막혔습니다. 황당했으나 살펴보니 왼쪽으로 회색 창고 건물 사이에 난 비좁은 도로가 보입니다. 잘못 온 거 아닌가 하며 비집고 들어가니 작은 포구와 공터가 나옵니다. 잠시나마 조폭들이 튀어 나오면 어쩌나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함바집 분위기 식당은 그곳 수협공판장 구석 부속건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6시부터 한다고 알고 찾아 갔으니 망정이지 식당이 있을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먹기 2023.01.29

반찬이 화려한 안주-부부요리단

니모메, 오메기, 고소리라는 술 이름을 아십니까? 강남 사는 동기가 술 한잔 하자며 장소를 정하라는데 종로면 강북으로 너무 올라오라는 것 같아 옥수역 부근에서 찾다 보니 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식당이 눈에 띕니다. 추정컨대는 모호텔에서 근무하던 세프들이 모여 식당을 차려보자 해서 '단'이라는 접미사를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한잔하자던 동기에게 전하니 '이거 제주 음식이네'합니다. 그 동기가 제주 사람이었거든요. 그 식당에 붙은 전통 술메뉴도 역시 제주술이 60%입니다. '너의 마음'이라는 뜻인 '니모메', 차조로 만든 제주떡 '오메기', 제주 도기 이름인 '고소리' 모두 제주 향기가 물씬 납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

먹기 2023.01.25

해장 칼국수- 할아버지 칼국수

영하 3도만 돼도 풋내기 바이커에게는 손이 시려 자전거를 타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지난 9일과 12일에는 눈도 다 녹고 날씨가 따뜻해져 두툼한 스키 장갑을 끼고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으로 나갔습니다. 중랑교 부근으로 가니 다리 아래 엄동설한에 무궁화 한 무더기 피어 있습니다. 역시 허경영입니다. 강탄(降誕)이라니? 성인이 다스리는 대한민국에 사는 영광을 누릴 뻔했네요. 매달 국민배당금 150만 원에 건국수당 70만 원씩 받을 걸 잘못했나?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신당동에 도착하면 늘 먹던 것이 소머리국밥이었는데 이번엔 내장탕을 한번 먹어 볼랍니다. 내장탕에는 곱창은 보..

걷기+먹기 2023.01.17

내와 맛이 어우러지는 설렁탕은 어디에?- 진미, 신가네. 가고파

숯불 불고기나 갈비는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돌고 친근감이 돕니다. 그러나 설렁탕이나 청국장이라면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모자라 그 냄새에 요즘은 '꼬리꼬리' 혹은 '퀴퀴한'이란 형용사가 달라붙는 중입니다. 내 지론으론 설렁탕과 청국장은 냄새와 맛이 서로 어우러져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요즘처럼 설렁탕 고유 향이 없어진 전문집에서 설렁탕을 먹는다는 건 반쪽 설렁탕 먹는 것과 같다 할 수 있지요. 음식만큼 내로남불인 것이 없지요 내가 안주를 먹으며 먹은 마늘과 파는 맛깔스러운 궁합이요 향이지만 다른 사람이 먹고 지하철에 올라 타 콧김을 내뿜으면 도망가고 싶은 냄새가 됩니다. 그래서 연인이 싫증나서 헤어지려면 사정없이 먹어주며 얼굴 맞대고 떠들어 주면 직빵입니다. 설렁탕은 소머리부터 시작하여 꼬리까..

먹기 2023.01.11

새해 아침을 각색하다- 주먹밥

새해 달력을 걸고 1월 첫 장을 열자마자 어느새 12월 마지막 장이 되곤 하는 걸 벌써 몇 해나 반복했을까요? 새해 첫날 해 뜨는 걸 보려고 한밤중에 동해로도 가보고 산 위에 올라가 각오를 다짐해 보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老病死 哀怒를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는 당연하고도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만 하는 걸까요? 오늘도 아침은 먹어야 하고 날은 어제처럼 밝아 왔지만 새해에 새 출발하느니 만큼 무심하게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을 들지 말고 약간 변화를 줘보지요.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냉장고에 2년 묵은 찬밥과 먹다 남은 야채는 있을 겁니다. 마음의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의미로 다 때려 넣고 볶음밥을 한..

먹기+만들기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