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요새 이렇게 삽니다 (마지막)
스피커는 만들어 쓰는 것보다는 기성품을 사서 쓰는게 정신적으로 훨씬 이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 보려고 하였던 이유는 성능이 좀 떨어진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내가 만들어서' 버릴 수 없는
그런 것 하나쯤 곁에 두고 싶어서였을 겁니다.
지난 번에 위와 같이 만들었지요?
저렇게 지저분한 걸 어찌 곁에 둘 수 있을까 한심하게 생각하신 분들 많을겁니다.
사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지저분하게 정리를 못했습니다.
1인多역의 한계지요.
설연후에 끝을 내려고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지난번 만들어 두었던 혼은 전면 배플에 맞추지 않고 약간 내밀었습니다.
심심하던 맛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스피커 유닛이 들어갈 위치를 잡아줍니다.
좀 넓은 부위에 프레임이 들어가서 나사로 밖을 자리이지요.
유닛 들어갈 자리를 마저 따냅니다.
저 MDF가루와 목공본드가 계속 닿으면 손이 엄청 거칠어집니다.
스피커 인클로저 자재로써의 우수성만 아니면 건들이고 싶지 않은 부재입니다.
톨보이치고는 너무 가늘어 아래에 받침대를 달아 안정감을 주려고 합니다.
받침대가 들어갈 자리에 턱을 내줍니다.
이렇게 받침대를 븥일겁니다.
자, 다 따내고 받침대까지 붙였습니다.
유닛의 변경으로 홈파놓았던 부위의 흔적이 무늬목에 나타납니다.
마침 칠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생겨 이참에 아예 다 벗겨내고 무늬목을 다시 입히니
표시가 덜 납니다. (저 아래 사진)
받침대에 박을 스파이크입니다.
별 것도 아닌게 완성품은 비싸서 오기가 납니다. 자작해버립니다.
너트는 가시너트라고 받침대 하부에 밖아 넣어야겠지요.
그사이 네트워크 튜닝을 합니다.
주파수 측정장치가 없어 무식하게 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겠지요?
대략 기성품 스피커에서 뜯어낸 3웨이 크로스오버를 구해 한쪽 스피커에 답니다.
다른 한쪽에는 미완성 자작 네트워크를 달고 비교청취해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네트워크 소자들을 바닥판에 고정하고 납땜해 완성시킵니다.
그래도 맘에 안들면 고칠 수 있도록 스피커 유닛과의 연결부는 편의성 위주로
탈착이 쉽도록 만듭니다.
스파이크도 달고...
아무래도 다시 뜯어 변경해야 할 부분도 있고 마무리 사포질과 땜방, 도색 작업이 남았지만
일단 가조립 후에 시간을 가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해체하고 마감을 하려고 합니다.
그때 바닥의 지저분한 풀자리도 없애고 흑단으로 만들어 두었던 바인딩 포스트도 달렵니다.
일차 완성품입니다.
그럴듯 합니까?
2웨이로 만들려던 것이 2.5웨이로 가는 바람에 아래에 미드를 두고 트위터와 함께
독립된 쳄버를 만들어 중음과 저음 유닛 간의 간섭을 없앨 생각이었지만
효과도 좋지 않고 중음의 위치가 내려 감으로써 중음이 흐릿해지고
소리길이 줄어들어 저음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아래 스피커유닛의 역할을 바꾸고 격리시켰던 벽을 떼내
저음의 소리길(TML Transmission Line)을 길게 하니
중음이 좀 더 명료해지고 저음이 좀 더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무늬목은 나중에 다시 한번 작업을 더했습니다.
처음 선정했던 유닛은 비파였는데 중간에 사이즈가 조금 더 큰 스캔스픽으로 바뀌어
더 커진 유닛구경 처리를 어떻게 할까 마지막까지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부분입니다.
스파이크 밑에 백원짜리 동전도 깔고...
뒤에는 지난번 만든 스피커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앞의 스캔스픽 8545K의 투박한 페이퍼콘이 마음에 듭니다.
밤새 작은 소리로 틀어놓고 자면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곁에서 속삭이는 듯
숨소리마저 전달돼 오는거 같습니다.
원래 낚시꾼들이나 오디오쟁이들은 뻥이 좀 쎕니다.
스피커 인클로저의 포인트인 혼부위입니다.
이제 몇달 동안은 네트워크만 뺐다 꼈다하며 장난질하며 주말에 근교라도 돌아 다닐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