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지난 주에 양평 산수유, 한우축제를 갔다가
산수유도 제대로 못보고 한우축제 행사도 규모가 축소되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일요일 또 양평을 내려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혼자가기 심심해서 집사람에게 물었더니
의외로 선선하게 가잡니다.
일단 볼일을 보고 산수유 마을로 들어서니
이제야 산수유가 활짝피어 봄냄새가 짙게 납니다.
시간도 널널하겠다 주읍산을 끼고 지평 - 용문쪽으로 돌아 나갑니다.
길을 가다 진달래가 한무리 피어있습니다.
따뜻하게 내리쪼이는 햇볕 아래 하늘도 붉게 물들일 것처럼 색깔도 선명합니다.
중간에 지평에 들러 길옆에 주차시키고 지평막걸리를 사려고 건너편 하나로마트로 들어갔더니
집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우리 차 세운 바로 앞에 지평막걸리 판매점이 있네."
지평막걸리. 이거 괜찮은 막걸리입니다. 너무 무겁거나 달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생막걸리 3병을 사서 차안에 넣습니다.
용문역앞으로 오니 장날인 모양입니다.
구경 안할 수 없지요.
장날은 뭐니뭐니해도 주전부리하는 재미가 최고지요.
운전만 안 한다면... 그냥, 거저, 거저...
서비스 홍합탕을 끓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다시다 가루 안집어넣어도 돼는데...
즉석빵.
준비성 강한 분 입니다.
토종 프라이드치킨입니다.
재래시장에선 닭집 곁에 저런 통닭집이 많았지요.
이젠 보기가 힘듭니다.
마치 파밭에 서있는 것처럼 풍성함이 보기 좋습니다.
뜨거운 물이 담긴 찻잔에 떨구면 꽃이 활짝 필까요?
분명 막걸리내기 장기일겁니다.
장터국밥입니다. 4천원.
시뻘건 국물에 큼직한 넣은 선지 덩어리가 먹음직스럽습니다.
이젠 전철이 용문에도 들어와서 용문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운전할 걱정이 없으니 하산후 뜨끈한 국밥에 막걸리 한사발, 부럽습니다.
장날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만남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것은 무엇과의 만남을 뜻하는걸까요?
외지사람이라도 좋습니다. 어차피 장터라는 것이 절반은 타지사람들일테니까요.
글자보다 말이 먼저 생겨났다는 것은 사람이 함께 떠들고 살 동물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장날은 그런 사회적 동물들이 만나자고 한 약속한 날입니다.
물건을 사고팔든 물물교환을 하든 그저 하릴없이 마실 나왔든
거기서 만나는 사람에게는 낯선 얼굴만 있지 마음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
만나기 싫고 분주함이 싫다면? 가지 않으면 돼지요.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이 모였어도 몸과 마음은 이미,
같이 보고 먹고 낄낄 즐길려는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 장터입니다.
간혹 싱갱이도 일어날 수 있겠지만 길가다 참견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도 장터지요.
그래서 세상에 나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바로 장터이자 장날입니다.
이 메추리구이를 꼭 먹어봤어야 하는데, 집사람 기겁할까봐..
그런데 전 무얼 샀느냐고요?
막걸리를 샀으니 선지국 1인분 봉다리 포장, 먹음직스러워서 멍게젓 한통,
글고 집사람 껍질 깐 날밤 한 소쿠리 샀지요.
지비 가서 장터 생각하며 막걸리 한사발 들이킬려구요.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장날처럼 열려있어서 서로 따뜻함이 오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