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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강남스타일' 단상

fotomani 2012. 8. 9. 11:28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뮤비가 히트를 치고 있다는데 왜 히트를 치는가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평론이 없습니다.

양아치 싸이 그 신공으로 미국 뚫었다.’, ‘누가 듣더라도 블랙 아이드 피스 이후로 촉발된 클럽튠 사운드가 기반이 되었음을...’

아무리 읽어봐도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쉰세대의 비애는 여기에 있습니다.

남들은 다 웃는데 자기 혼자 왜 웃는지 모르는 거지요.

웃는데도 이유가 있어야 웃음의 기전이 작동됨은 쉰세대의 숙명입니다. 그래서 물어 보지요.

, 왜 웃니?”

“(그냥) 웃기자나요~”

이거 문제 심각합니다.

그래도 젊은 세대와 그런대로 한다 자부하는 나였는데

아무리 봐도 웃기기는커녕 힌트가 될 만한 이 꽂히질 않다니?

 

그래서 찾아봅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중에서 제일 긴 8분여짜리 메이킹 뮤비 버전으로요.

세계적으로 떠들썩한 것이 설마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라는 가사 때문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춤이나 음악적인 요소일 텐데 음악적인 요소는

위에서 언급한 클럽튠 사운드가 기반이 되었음을...’ 정도이니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는 얘기겠고요.

그것도 아니라면 춤이겠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우리 어릴 때 운동장에서 말타는 것 연상하며 뛰어노는 품과 거의 다를 바 없습니다.

싸이는 장소와 상황을 바꾸며 반복적으로 말춤을 춥니다.

회전목마에서 강변에서 지하철에서 놀이터에서 강남 교보네거리 쯤 횡단보도에서...

그러면서 녹화된 비디오를 보며 스텝들과 배꼽을 쥐며 웃습니다.

한심해를 연발하면서...

 

하두 궁금하니 방에서 잠시 옛날을 떠올리며 말타기 스텝을 잠시밟아 볼까도 합니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이거 좀 한심하기도하고 쑥스러운 짓이구먼~

 

IT세대로 넘어 간 지금은,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 같습니다.

386. 486, 셀러론, 펜티엄, 듀얼코어, 쿼드코어...

오래 된 기판과 프로그램을 그냥 머리속에 지니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가 멀다 하고 리뉴얼하는 사람들.

 

오빤 강남 스타일이라는 파일형식은 그야말로 최신버전인데

이 파일을 돌려줘야하는 프로그램은 오래된 버전이 되어

제대로 재생이 되지 않는 미디어플레이어가 내 머리 속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운동장에서 말타기 흉내 내며 뛰어노는 웃기지 않는진지한 폼이

신세대의 눈이나 감각에는 웃긴다로 출발해 이거 물건 되겠는데하며 웃기다버전으로 나온 게 아닌가,

그렇게 미루어 짐작해보는 거지요.

 

산울림의 아니 벌써를 군의관으로 근무할 때 처음으로 병실에서 들으면서

어떻게 저런 게 노래가 될 수 있을까, 한심한 XX이라고 한 사람이 헌정판까지 집에 있을 정도고,

가성을 쓰는 가수들만 나오면 힘들게 벌어 먹는구나하며 다이얼을 돌렸던 내가

이승철의 노래에는 아주 가끔씩 가슴이 짠해지는 걸 보면,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도 반복적으로 보고 듣다보면 또 새로운 맛이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91일 연아동문 페스티벌에 싸이가 출연하지요?

(주: 저의 학교 총동문회가 용평에서 단합대회를 합니다.)

뒷자리에서 흥분한 티내지 않고 챔피언이나 환희를 들었으면 했는데,

집행부에서 절묘하게 카수 선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느닷없는 오빤 강남스타일때문에, 오빠부대들이 몰려들어 혹 지장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되겠지요?

 

여러 번 보니까 오빤 강남 스타일정말 재밌고 웃기다. 진짜야~

오빠! 나이 좀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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