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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숙제, 추석

fotomani 2012. 9. 26. 13:10

 

또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요샌 조상님들도 빨리빨리 추석 전이라도 일어나셔서 챙겨드셔야 할 정도로 세상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저희는 서울 지척간에 부모님 산소가 있어  다행히 부모님께서 일찍 일어나실 일은 없습니다만

젊은이들은 좀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미리미리 며칠 전에 성묘 끝마치고 자기 볼 일 봤으면 하는 게 요즘 세상 살아가는 이치니까요.

 

저희는 아버지 같은 큰 형님이 추모예배를 이끌어 주십니다.

새벽같이들 모이지요.

'나를 따르라'라는 군용짚 예비 타이어에 달려있는 빨간 색의 동그란 팻말이 생각납니다. ㅋ

 

이렇게 예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차와 간식을 돌리거나

큰집, 근처 음식점 또는 형제들 집에서 식사를 함께 합니다.

 

한편  애들 외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따로 그 전에 갔다옵니다.

가평에 있는 산소로 가다보면 에펠탑 모형이 있는 휴게소에서

북어나 막걸리, 외할머니 좋아하셨던 호도과자를 삽니다.

덩달아 우리밀 국수를 한그릇씩 시켜먹곤 했는데 얼마 전부턴가는 이게 없어져 좀 아쉽습니다.

담백하고 맛있었는데...

 

애들 외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산 위에 있어 멀리 강촌 스키장도 보이는 경관이 좋은 곳입니다.

 

올해는 집사람 운동량이 너무 적어 그것만 신경 쓰느라

지난 주 새벽에 "원주 새벽시장이나 가볼까?"했더니

"나 나가고 싶지 않아요"하길래 그러려니 했더니,

아뿔싸, 그날 장인 장모님 산소에 갔다왔어야 하는데...

엉뚱한데 신경쓰다 놓쳐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늦긴했지만 공휴일 첫날인 토요일 아침 일찍에라도 갔다 와야지요.

이런 땐 내가 얘기하면 섭섭한 마음에 당장 "안가!" 소리가 나올 거 뻔합니다.

그래도 마지못해 가겠다는 말이 나오게 하려면 아들을 특사로 내세워야지요.

겨우 OK 사인이 떨어졌습니다.

 

위처럼 단풍과 이름모를 열매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철모르는 개구리도 간혹 볼 수 있지요.

멍청히 쳐다보는 개구리가 꼭 지금의 저의 처지와 같습니다.

 

이렇게 집안에서 하면 만들고 치우는게 보통 일이 아니지요.

아무리 곁에서 여러 사람들이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다들 돌아가고 나서도 할일이 태산이지요.

예전 같으면 한상 잘 차려놓고 먹는 날이니 기다려지지만

요즘에야 맛나는 거 평상시에도 쉽게 먹을 수 있으니 주부들 일거리만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러면서도 한쪽에선 기회는 왔다하고 이렇게 술판을 벌려놓고 있으니

제가 미워도 엄청 밉겠지요.

그래도 전 아직까지 명절에 술이 취해 정종병 옆에 차고 마누라 딸래미 부축 받아가며 길을 가는 걸 보면

그게 제일 부러운 걸 어찌합니까? 

 

그래서 이렇게 각자 맡은 음식을 미리해 싸갑니다.

그래도 만드는 건 주부들 몫이니 걸리적 거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야 할까요?

마늘이라도 까줘야 할까요?

 

지난 해엔 저의 집에서 모였습니다.

 

그날 처음 선보인 제가 만든 전복 소라 물회입니다.

은근 인기가 있어...

  

올해는 메뉴를 바꿔 낙지새우볶음과 미나리무침을 곁들인 골뱅이를 한번 해볼라 합니다.

  

이번엔 미국에 계신 형님들도 참석한다해서

저의 장조카가 물색한 가평 펜션에서 바베큐를 할라고 합니다.

이제 저의 집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실세가 바뀐 것이지요.

세월이 벌써 이렇게 갔나 아쉽기도 하지만 저의 장조카와 조카며느리가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자, 여러 분드을~ 추석 잘 지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