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 반나절 혼자놀기
10월 28일 일요일입니다.
점심 때쯤해서 창덕궁 후원에서 단풍구경이나 할까 시청 북페스티벌과 신청사 구경이나 할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인터넷 기사를 잠시 보니
안철수 후보가 12시 40분경 시청을 들른답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한번 기자들 사이에서 한번 찍어보자 맘먹고 시청으로 향합니다.
위 사진 찍은 곳에 가니 경호원인 듯한 사람들과 기자 몇명이 있습니다.
'느슨한 경호'
언제 도착하냐 물으니 곧 도착할거랍니다.
먼저 도착하는 승용차 카메라를 들이대니 수행원들만 내립니다. 뒤이어 도착한 밴에서 안후보가 내립니다.
아마 미리 포토라인을 설정해둔 듯 합니다.
전 중간에 새치기하는 행운을 안은 것 같습니다.
'안철수다~~~' 젊은이들 호응이 대단합니다.
저 아수라장 같은 기자들사이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지요?
몸이 무거우니 튕겨나갈 것 같진 않고 깔릴 것 같은데 잠시 즉석 콘티를 짭니다.
동선을 보니 이 꼬마들이 체험행사하는 곳에서 통행로가 좁아집니다.
다음엔 바로 여기에서 멈춰서 아그들 안아주겠지요.
그 앞의 빈의자를 하나 차지하고 올라섭니다.
네~ 역시 제 생각이 들어맞았습니다.
덕분에 가장 좋은 촬영각도를 확보했습니다.
꼬맹이 부모에게 메일주소를 알아 보내주겠다고 했지요.
다음 머무는 장소는 '무료 경구 써주기' 부스가 될 것 같은데 구청사가 도서관으로 변했으니
이곳도 들르지 않을까요?
아줌마들이 청소하는 것을 보니 이곳에 잠시 들를 것 같습니다.
제 판단미스입니다.
원순씨와 철수씨의 관계를 너무 가볍게 보았군요.
시청직원에게 물어나 볼걸. 마중을 나갔던 모양입니다.
길가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박시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제 신청사와 도서관으로 변한 구청사나 들러보아야겠습니다.
말도 많은 신청사 디자인 쓰나미다 뭐다 하지만 제 느낌은 달마대사의 배와 가슴이 연상됩니다.
수직정원이라는 겁니다. Green Wall
1층에서 9층 전망대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아~~ 아쉽습니다.
햇볕의 강도에 따라 조절되는 유리인 모양입니다.
색깔만 조절하면 될 듯한데 뿌옇게 변하는 모양입니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 구내식당에서 시청밥을 한번 먹어볼려고 했더니
휴무일이라 쉰답니다.
배도 고픈데 쓸쓸히 발걸음을 돌립니다.
'신청사가 구청사를 덮칠 듯하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오~~ 이거 생각지도 않았는데 장관입니다.
오늘 열리는 10킬로미터 달리기에 참가하는 아들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까 시청앞에서 출발사진 찍어줄까 했더니 괜찮다 하던 놈이 전화를 한 것이지요.
'너 어디냐?' '광화문 광장이에요' '갈까?' '오세요'
3만명이 참가신청을 했다는 10킬로 달리기 대회는 다른 마라톤대회와 달리 젊은이들이 엄청 많습니다.
광화문 일대가 온통 그들 천국입니다.
'너 꿀벅지? 나 말벅지!' 흐~~~
알바하느라 고생이 많쏘~
드뎌 만났습니다. '넌 뒤에 뭐라 썼니?' '전 아무 것도 없어요.' '잘 놀고 와라' 끝~
'야, 너의 엄마 전화 받는 목소리가 왜 그러냐?'
'왜요?'
'나한텐 여군 같고 다른 사람한텐 친절하고...'
'그건 아버지도 그런데요?' 스테레오로 동시에 들립니다.
예전에 차안에서의 아들과 딸과 저의 대화입니다.
그나저나 배나 채워야할텐데 종로구청 입구에 있던 맛있는 국밥집은 공사로 없어지고
관철동까지 나와 한번 들려보고 싶던 뚝배기집으로 갑니다.
유명한 집답게 휴일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잠시 기다려야 합니다.
우렁된장, 된장, 순두부, 김치찌개 딱 4가지입니다.
"우렁된장'
역시 사람들이 꼬이는 이유가 있군요. 다음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집근처 창동역 근방 당구장에서 친구와 만나 당구 깨지고 술 한잔하고 일찌감치 들어 가는데
창동역 포장마차는 휴일인데도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곁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는 노래자랑이 벌어지고 막간 색소폰 연주에 노인네들이 '딴스'를 춥니다.
바로 제 집 옆 창동 창작스튜디오에서는 설치작품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애고 다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