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서촌에서 독한 후배님들과 함께

fotomani 2013. 9. 16. 16:16

 

 

일요일 오후에는 나들이를 잘하지 않는데 어제는 선배 사진전을 보러 나갔습니다.

정확히는 뒷풀이에 더 관심을 보이는 후배님의 은근한 강권과 술에 관한 한 못이기는 척 끌려가는

제 탓이 더 클지도 모르지요. 

 

 

하얀 꽃을 주제로 한 사진전은 강렬하고 화려함이 넘쳐나는 도시 속에 파묻힌 조그마한 한옥 갤러리 류가헌처럼

무채색 하얀 꽃잎 위를 흐르는 섬세한 계조변화로 우리를 순수한 꽃잎 질감 속으로 빠지게 합니다.

차가운 도시의 여자가 아니라 따뜻한 시골 여자처럼 말이지요.

 

 

그러지 않아도 몇 해전 문을 연 류가헌은 한번 와보려고 했던 곳입니다.

사진만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류가헌은 2010년 개관을 해서 무크지도 만드는 곳이지요.

 

 

작가인 이연종 선배님은 약속이 있어 자리를 비웠습니다.

오랫만에 이야기나 나누려고 했는데 미리 시간 약속을 하지 않은 저희 불찰이지요.

 

 

오른 쪽 배낭을 메고 있는 후배는 정말 우연찮게 갤러리 앞길에서 만났습니다.

거의 일주에 한번씩 술자리를 하는 후배인데 집 근방도 아닌 여기서 만나다니요?

북한산 둘레길을 돌고 내려오는 길이랍니다.

이거 꾼들이 한데 모였으니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갤러리 한쪽에 마련된 작은 카페겸 사무실. 한쪽에는 사진에 관한 서적들이 있습니다.

 

 

주인은 없고 객들만 우선 간.단.히. 낙지볶음과 막걸리로 한잔하고 나옵니다.

 

 

길 건너 통의동에 있는 세종마을이라는 골목으로 끌고 갑니다.

본능적인 감각이 우리를 잡아 끄는 것 같습니다.

 

 

이 골목은 큰길가와 격리되어 한잔하려는 사람들의 해방구입니다.

 

 

가게주인들인가요? 주인아줌마가 바둑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여기는 '꼭 한번 가봐야 한다'며 데리고 간 호프집.

등판에 써진 것처럼 오로지 안주는 양념감자 하나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맥주소비가 많은 지 아래 통들이 일렬을 나란히 세워놓아 신선한 맥주가 기대됩니다.

 

 

 

자리를 잡게 해놓고 초입에서 봤던 빈대떡집으로 달려 갑니다.

"여기 빈대떡 돼지기름으로 부쳐요?" 그렇답니다.

"거 돼지고기 좀 더 얹지슈~"

 

 

비만 오면 부침개 생각난다는 마산후배님이 엊그제 비를 홀딱 맞고 신발, 바지가 다 젖었답니다.

그게 생각나 포장을 해갑니다.

 

 

가자튀김은 테이블 우산꽂이에 꽂아놓고

 

 

껍질 째 감자와 스틱이 섞였습니다.

 

 

그게 다인 줄 알았더니 3차까지는 해야한답니다.

강북은 내가 꽉잡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이 후배님 가는 곳마다 인사를 받습니다. 

 

 

 

전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나요?

 

 

"우리 사진이나 한방 박아주소."

 

 

 

핸드폰도 술에 쩔었는 지 지난 밤 11시 반에 시간이 멈춰서 아침에 알람도 울리지 않고

덕분에 운동도 못하고... 꼭 그럴 거 같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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