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주? 먹긴 뭘 먹어?
갑비고차 울트라 마라톤 대회는 매년 강화도에서 열립니다.
나도 몰래 슬그머니 갔다 오더니 몸을 풀어야겠다고 저녁 때 나오랍니다.
연습하느라 그동안 못먹었던 술을 한잔 마시겠다는 것이지요.
이번엔 50 km에서 컷오프를 해서 같이 뛰던 사람이 중간에 탈락하여 재미가 좀 없었답니다.
즐겁게 뛰며 완주하는 게 울트라의 뺄 수 없는 재미인데 말씀이지요.
문어집이 새로 생겼는데 가보지 않겠냐 합니다. '문어? 괘 비쌀텐데...'
도봉보건소 4거리에서 선덕고교 쪽으로 2백미터 쯤 가다 있습니다.
전에 생선회를 하던 곳인데 남매인지 젊은 부부인지 모를 주인으로 바뀌며
업종을 변경한 모양입니다.
벽은 시멘벽돌을 노출시켜 메뉴를 붙여놓았는데 얼핏 본 가격은 괜찮습니다.
양이 어떨런지...
동물성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김치 콩나물국. 시원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해장으로 만들어 먹는 국이기도 하지요.
4만원짜리 4합이랍니다. 요즘은 음식 이름 갖다 붙이기도 잘 붙입니다.
문어, 홍어,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
일단 양이 푸짐하고 비주얼과 홍어의 알싸한 냄새가 그럴 듯 합니다.
문어발을 저렇게 세로로 자르다니 칼질 정말 잘하는군요. 게다가 다리로 하트 모양까지.
문어는 설탕과 소금을 조금 넣어 데친다지요?
제가 양이 줄었는지 술배가 불렀는지 조금 들었는데도 포만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뭐 하나 시켜 먹을까 하는데 나오는 '허니 브레드' , 이름 한번 소박합니다. ㅋ
금방 구워나와 달콤하고 부드럽습니다. 허니니 꿀이 들었지요.
쏘주와 빵도 그럴 듯하게 조화됩니다.
배가 부르더라도 문어라면 한번 먹어봐야지요.
한그릇 시켜 나눠먹는데 제가 잠시 나가 있는 동안
안 먹겠다던 후배가 국물까지 다 해치워버렸습니다.
맛이 어떠냐 물으니 라면 맛이랍니다. 원 싱겁기는...
한참 먹다보니 꼬맹이 손님이 많습니다. 깔끔하니 여자분들이 좋아하겠지만
꼬마 손님이라니 의욉니다. 꼬맹이들은 무얼 먹을까요?
가성비와 비주얼, 가게 분위기 다 괜찮은 집입니다. 가게 이름이요? 머거주(酒).
술취한 사람에게는 직설적인 게 분위기 파악이 더 잘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