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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살뽈살로 뭘 맹글어 먹지?

fotomani 2016. 2. 2. 09:16

요즘은 간판에서도 쉽게 부속구이라는 말을 볼 수 있지만 예전엔 아는 사람만

혹은 서민들 술안주로, 삼겹살이나 등심, 갈비 등 주류가 아닌 그런 고기류를 

부속 고기라 했습니다.  이게 별미이긴 한데 잘 알지 못하니

짐에서 먹으려면 질 좋은 부위를 그리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 부속고기에 덜미살과 뽈살이 있는데 덜미살은 목덜미, 뒷덜미 하듯 목아지 살입니다.

돼지대가리 아니 머리에 붙어나오기에 가장 처음 해체되는 부위지요. 

식감이 꼬돌꼬돌해서 꼬돌살이라고도 불리운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뽈살로 돼지머리에서 나오는 부속고기 중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부위랍니다.

기름기가 적고 부드러워 여성이나 나이드신 분들이 좋아 하신다네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줘야 그런가 하고 먹지 알기나 할까요?

사실은 뽈살이라기 보다도 관자살이나 눈살이 더 정확한 표현인데 관자놀이가 뛴다면

어딜 얘기 합니까? 눈과 귀 사이에 맥박이 뛰는 걸 말하지요? 바로 그 부위입니다.

한 마리당 기껏해야 50-80 g 사이로 나온다는 귀한 고기입니다.



왜 그리 부속고기에 대해 썰을 푸냐고요?

제 환자분 중에 마장동에서 축산물 도매업을 하시는 배XX 사장님이 계십니다.

지난 번에 치료 받으러 오시면서 돼지머리 부속고기 중 덜미살과 뽈살을 주셨습니다.

이게 도대체 몇 마리 분입니까?

"이걸 어떻게 먹지요?" 했더니 요리 잘하니까 알아서 들랍니다. 숙제를 준거지요.

아니 이렇게 난감할수가? 직원들과 좀 나누고 일단 집으로 가져갑니다.



냉동실에서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미이라가 될까봐 다음 날 뽈살과 키조개 관자 부속물로 

우선 손쉬운 된장찌개를 해먹으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볼라 합니다.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재료야 빤하지요. 마늘, 호박, 양파, 그 정도만 넣고 전 

편의성 때문에 양념된 된장을 씁니다. 그거 두 숟깔, 일반 재래 된장 반숟깔. 



그럴 듯하게 됐습니다. 맛이요? 굳입니다.  아~ 이걸로 된장 소스를 만들어야겠습니다.

국물을 일부 덜어 덜미살 스테이크에 쓸 된장소스를 만듭니다. 

된장소스라야 별 건가요? 국물에 버터 조금, 체다 치즈 한장, 후추, 마늘, 카레가루 조금, 

점도 조절용 밀가루 조금. 설탕 조금.



된장소스 시식을 위해 관자 하나 꺼내 버터구이를 만들고 된장소스를 올려 먹어봅니다.

오~ 뒤집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독특하니, 이거 괜찮습니다.



다음 날 (어제 29일) 냉장실에서 해동 시킨 덜미살 2점을 꺼내 1/4은 베이컨 대용으로

까르보나라를 만들고 나머진 스테이크를 만들어 볼랍니다. 

파스타용으로는 얇게 저며 마늘과 함께 볶습니다. 치지익, 짜르르르.



양파를 넣고, 소금, 후추, 카레 조금, 고춧가루 조금. 볶는 고소한 냄새가 올라 옵니다.



불에서 꺼내 식을 동안 계란 노른자을 풀어 준비합니다.



매 과정마다 소금을 조금씩 넣어 짜질까봐 나중에 간을 보질 않고 접시에 덜었더니

약간 싱겁습니다. 소금 간이 안맞으면 그게 음식이냐고요?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 거, 건강도 생각하고 그냥 먹습니다.



파스타 만드는 사이 옆 프라이팬에서는 덜미살이 익어갑니다.

살이 두꺼워 양쪽에서 사선으로 칼집을 냈더니 고기도 잘 익고 보기도 뭔가 있어 보입니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통후추를 빻아 써야 하는데 꺼내기 귀찮아서 그만...



60년대 마이요네즈 처음 나왔을 때 만들던 오이 샐러드 클래식.

된장소스와 머스타드 소스. 약간 싱거운 듯해서 오리엔탈 스테이크 소스를 더했습니다.

이 덜미살, 식감이 좋고 고소합니다. 비계도 일반 비계와 달리 마치 차돌박이 같은 느낌

입니다. 비계때문에 근수 올라가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아침에 재보니 별 문제 없습니다.



그.냥. 먹었냐고요? 아니지요. 이스리 대령했습니다.

돼지 같이 그거 혼.자. 다 먹었냐고요? 워찌 그리 조곤조곤 캐물어 싼다냐?

오늘은 덜미살로 경장유슬(경장육사)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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