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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맞거나 푼수거나...난 왜 이래??? ㅜㅜ

fotomani 2016. 8. 3. 09:07



 지난 주에는 어찌 된 일인지 고등 동기, 대학 동기 모두 같은 날 새벽에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변고가 있었습니다. 우선 빈소가 가까운 고등 동기에게 문상을 가고

다음 날은 내가 약속이 있어 어쩌나 망서리고 있는데 때가 제일 많이 가는 휴가철이라

아무래도 문상객이 적을 것 같아 아침 일찍 인천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엊저녁 먹은 술이 아직 덜 깬 것 같은데 무더운 새벽 바람일지라도 창문을 여니

알콜 기운이 증발되는 것 같고 빈소에 도착해서야 정신이 말짱해집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너무 일찍인지 빈소는 어둠에 싸여있습니다.

예를 차리고 그 자리에 있기도 애매해 기왕 온 김에 연안부두 수산물시장으로 갑니다.



보통 이맘 때는 손님들로 바글거리는 데 경기가 안좋은 탓인지 더운 탓인지

주차하기도 쉽고 한적합니다. 특별히 생각한 것이 있어 온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나설 때는 내 손에 병어회 한 접시, 소라와 갈치가 한 봉지씩 들려 있었습니다.



그날 오후 병어회는 사진 찍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입안으로 다 들어가고... 

소라는 삶아 손질해서 냉동실로 보내고 갈치구이와 조림을 했습니다.



오래 전 장흥도 아니고 영암쯤 되었던 것 같은데, 그곳이 고향인 후배가 상을 당해 

문상을 가게 되었습니다.  평일 일과를 좀 일찍 끝내고 출발하였지만 워낙 먼 거리라

도착하니 아마 10시 가까운 시각이었을 겁니다.

거실에 영정을 모시고 문상객은 마당에 천막을 치고 맞았는데 서울에서만 자란

나에게 그런 광경은 처음이기도 하려니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윽고 하얀 모조지가 깔린 상에 데친 꼬막이 나왔습니다.

후배는 이렇게 먹는 거라고 접힌 부분이 있는 꼬막 뒤통수에 숟가락을 대고 비트니

꼬막의 발그스레한 속살이 배시시 모습을 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커다란 접시에 나오는 삶은 돼지고기와 홍어, 묵은지, 게다가 과수원에서

금방 따온 꿀이 박힌 사과, 남도에서는 홍어 없이 손님 치루지 못한다 하더니

생각도 못한 푸짐한 대접에 위로하러 간 건지 몸 보신하러 간 건지 그저 몸둘 바를 모르고 

하마트면 "다음에도 큰 일 치루면 꼭 좀 불러 줘~''라는 말이 염치 없이 나올 뻔했습니다.



꼭 그 꼬라지입니다. 인천으로 문상을 간 덕에 병어, 갈치, 소라로 3일용하고도 조금 남았으니 

이런 과분함이 아마 고인의 음덕 덕분 아닌가 다시 한번 명복을 비옵니다.

난 왜 그러능가 몰러~~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