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19 도봉동문 여행(2/2)

fotomani 2019. 6. 18. 08:10




밤새 추적이는 빗소리와 축구 중계 방송소리를 자장가 삼아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어제 먹던 자리 청소와 설거지 해주려고 좀 일찍 깼더니 후배님들 깨끗이 정리하고 들어갔습니다.



남는 시간에 계곡 따라 걸어보려 했으나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맑은 물 보기 쉽지 않지요. 이 계곡은 강원도 미천골 계곡 같습니다.

춥고 번거로워 저 물에 발도 한번 담글 생각을 못하다니, 이성이 감성을 지배합니다.



하릴없이 이리저리 비 온 정원을 돌아 다닙니다.








냉장고에는 남기고 간 건드리지 않은 양념과 주류, 여러 사람 손을 타서 헐거워진 욕실 설비,

버리기 아까와 건물 뒷켠에 쌓여있는 생활잡화들. 전원에서 생활한다는 게 아무리 부지런 해도

끊임없이 일을 만듭니다. 노년에 전원생활은 그림처럼 낭만적이 아닙니다.



식당인 줄 알았더니 아래 작은 글씨로 농촌체험 휴양마을이라 병기 돼 있군요.



정식 명칭은 가곡면 대대리 복합문화복지센터입니다. 

이름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좋은 밥상은 가짓수에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런 반찬들입니다.



감자조림, 요거이 입맛 제대로 돋워 줍니다.




푸짐하진 않지만 필수 요소만 딱 갖춘 단체식 느낌의 황태해장국



사장님(?)이 조리하셨냐 물으니 잠시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더니 '맛있다' 하니 풀어집니다.



멍하니 고추 밭만 보고 있다 그 뒤 마늘 밭을 보고 마늘이 이곳 특산품임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만학천봉 전망대에는 스카이워크, 짚와이어, 알파인코스터가 있는데 산 아래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짚와이어를 타기 위해선 서약서와 체중을 재야 합니다.

사람 엄청 많은데 화장실엔 변기가 3개밖에 없어 줄을 서야 합니다.

예상 손익분기점이 변기 3개였던 모양인데 이제 돈도 많이 버셨으니 화장실 확장 좀 하시지요?



알파인코스터는 매표소에서 타고  전망대 아래까지 올라갔다 다시 이곳에 내립니다.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습니다






회무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는 믿음직한 한응규 총무입니다.




김재윤 회장이고요.






스카이워크는 완만한 흔들림이 느껴져 스릴감을 더해 줍니다.



짚와이어 탑승장




앞에는 손목띠를 회수하는 재활용 청색 비닐포대가 있는데 지금 10시 반에 벌써 반이 찼습니다.

<만천하>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시설의 지자체에 대한 재정 기여도가 대단할 것 같습니다.




유격장에서는 사고 날까 봐 군기 잡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나이 든 私製 사람에게 반말 비스름하게 지껄이는 게 맘에 들락말락캅니다.



와이어가 포물선을 그리고 있으니 처음 하강엔 경사가 급해 잠시나마 '억 이거 잘못탔나'했습니다.

1분 30초란 활강 시간이 별 거 아닌 거 같았는데 막상 타고 보니 추락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겠구나 합니다. 



김영호 , 이영준 동문



잔도(棧 잔도 잔, 사다리 잔), 왜 이렇게 잘 쓰지 않는 한자를 쓸까요?

선반길이나 시렁길은 안되는 건가요?





이 잔도도 <만천하>에서 만든 겁니다.




<오늘도 안전무시 하셨나요?> 그것 참 듣기 거시기 합니다  ^^



70년대엔 왕자표, 기차표 흑고무신이 있어 소설에서 '별 볼일 없어도 흑고무신 하나 만은 튼실했다'고 비유로 잘 쓰곤 했는데.




고수동굴 주차장에서 보이는 패러글라이더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흑고무신 전용 파리잡이 워터마크 도자기 제품으로 달려 갑니다.





오래 전에는 울긋불긋 조명을 해 놓아 어지럽고 산만하더니

주광색 조명으로 더욱 차분하고 선명하게 종유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직 동굴용 나선 계단





이제 느긋하게 먹고 마시고 집으로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쏘가리 매운탕은 80년 대 중반까지 북한강이나 소양강에서 먹어보곤 그 후론 거의 보기 힘들었는데

어디에서 잡은 건지 모르지만 쏘가리가 있습니다. 





서비스 감자튀김과 더덕구이를 계속 리필로 서비스 받고






양백산 활공장과 패러글라이더



단양을 떠나기 전 맛이 좋았던 감자를 사고 기름장 묻힌 맛봬기 참송이가 향이 진해 그것도 삽니다.

십 수년 전 겨울 단양을 가고 이번에 다시 가며 '뭐 보러 단양에 가나' 했는데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여행 기획해주신 후배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다음 여행엔 좀 더 많은 동문들과 함께 보다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되길 기원합니다. 

특히 경로 할인 받아가며 나이 제한 70 되기 전에 짚와이어를 탈 수 있게 배려해 주신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