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짜장면이 싫다.
초등학교 졸업식에 <신종코로나19>로 운동장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교내방송으로 교실에서 졸업생들만 참석한 채로 끝내고 교문 밖으로 나와 가족과 상봉했습니다.
요즘 애들도 졸업식 끝나면 중국집으로 가 짜장면을 먹는게 소원일까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하니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코스로 먹었지만
아무래도 새까만 나무판에 빨간 리본을 휘날리는 '중화각'에서 먹는 짜장면 맛이 나겠습니까?
옛날에 육사 생도가 외출, 외박 나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중 하나가 짜장면이었답니다.
주둥아리에 검은 짜장이 묻어 품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나요.
영화 속 형사와 피의자 간 심문 중에는 짜장면이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대개 허겁지겁 삽질하다 뒤통수를 얻어 맞고 그릇에 얼굴이 처박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운택이 연기하면 일품일 것 같습니다.
짜장면을 만들려면 마늘, 파, 양파, 호박, 돼지고기가 필요합니다.
굳이 삼겹살 사지 말고 싸기도 하고 돼지 기름도 얻을 수 있는 뒷다리살도 괜찮습니다.
'옛날짜장'을 만들려면 깍두기처럼 뭉텅뭉텅 썰되 감자가 들어가야 제 맛이고,
유니짜장이 되려면 쫑쫑쫑 다지듯 썰어야 하며,
경장유슬로 만들어 파채 얹어 꽃빵에 싸서 먹으려면 잡채 고기처럼 길게 썰어야 합니다.
우선 식용유나 라드(돼지기름)에 춘장을 볶습니다.
중불에 춘장을 젓다 보면 푹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날 때 불에서 꺼내십시오.
더 볶으면 도로 포장용 아스팔트가 됩니다.
그릇에 담습니다. 위에 떠있는 기름은 고기와 야채 볶을 때 씁니다.
일반적으로 마늘과 파를 먼저 볶아 기름에 향이 배도록 하지만
전 따로 볶기 귀찮아 늦게 익는 고기를 먼저 볶습니다.
고기를 먼저 볶으면 기름이 나와 이 기름을 춘장 볶고 야채를 볶는데 쓸 수 있습니다.
건강상 이유로 싫다면 버리고 식용유를 쓰시고요.
거기에 마늘과 파를 넣고 볶습니다.
파가 숨이 죽는 듯하면 호박과 양파를 넣고 볶습니다.
너무 볶으면 흐물거리니 아직 아삭함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볶아 놓은 춘장을 넣습니다.
이 때 굴소스, 간장, 설탕, MSG를 넣어 간을 맞춥니다. 좀 맵게 하려면 청양 고추도 넣고요.
굴소스를 너무 넣어서 짜게 되었으면 물에 전분을 풀어 넣어 일반 짜장으로 만들어 잡수시고
간이 잘 맞으면 간짜장으로 듭니다.
삶아 놓은 칼국수 위에 짜장을 붓습니다.
계란 프라이나 오이채 등을 올려도 좋겠지요.
짜장면에 얽힌 이야기는 유독 어렵게 살던 시절과 관련성이 많습니다.
어두일미나 마찬가지이지요. GOD의 <어머니께>에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다꾸앙'과 양파, 춘장, '빼갈 한 도꾸리'를 곁들여 주둥이에 짜장 묻혀가며
He6의 <해변으로 가요>를 틀어 놓고
( 해변으로 가요. http://www.youtube.com/watch?v=8t5eoca5NJg )
청자 한 갑에 100원 짜장면 한 그릇에 50원 하던 고딩 때를 회상하며 게걸스럽게 먹어 줍니다.
회춘하자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