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백련, 안산 찍고 불광으로- 명가쌈밥

fotomani 2020. 12. 1. 09:40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며 코로나는 점점 더 심각한 단계로 들어가고 울적합니다.

친구가 있는 김포로 가 부근 산책하고 엄청나다는 김포 짬뽕을 들고 오려했으나 그 집에 손녀가 있어 생각을 바꿉니다.

 

홍제역으로 가면 보통 안산만 돌고 오던가 홍제천 따라 한강으로 가 유턴해서 불광천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이번엔 홍제역에서 백련산으로 올라 서대문 구청, 안산을 거쳐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내려오기로 합니다.

홍제천에서 가파르게 오르자마자 시야가 확 뚫리며 은평구, 오른쪽으로 북한산 줄기가 들어옵니다.  

 

백련산은 참나무와 소나무로 이루어진 능선길로 초록숲길이라 불립니다.

 

홍제천을 중심으로 스위스 그랜드 호텔 부근은 채석장이었지요.

홍은중학교를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을 백련산이 마치 목도리처럼 감싸며 따사롭게 품고 있습니다.

명당자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런 게 바로 명당자리 아니겠습니까?

 

초겨울 백련산은 낙엽 쌓인 길이 백미네요. 텅 빈 머리로 분위기에 취해 사색을 하려니 발바닥이 간질거립니다.

꼬라지를 알아야지요. 낙엽은 영하로 내려간 을씨년스런 초겨울도 푸근하게 만듭니다.

 

까치밥나무 열매로 알고 있는데 시큼하고 약간 달싸한 열매가 이 산에 유난히 많네요.

요즘 닭 같이 살찐 까치들 눈에 어디 들어오기나 할까요? 

 

안산 메타스퀘이어 숲에서는 데크길을 따라 현수막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종점입니다. 오늘 대미는 어딜까요? 대성집? 중림동 설렁탕집?

 

안산만 좋은 게 아니라 백련산도 좋습니다. 거리와 시간도 알맞아 앞으로 몇 번 더 찾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유명하다는 가리비 칼국수 집을 갔습니다. 신발 벗고 방바닥을 디디니 냉기로 써늘합니다.

입구에 슬리퍼가 있어 신으려 머뭇거리니 귀찮다는 듯이 "혼자 왔쏘?" 그렇다 하니 "거기에 앉으시오."

뭐 별로 나이차도 나지 않는 영감탱이 같은데 명령조인지, '나가버려?' 하려다 아침나절이라 그냥 앉습니다.

불을 1단으로 줄이고 계속 먹고 있는데 테이블로 와서 물어보지도 않고 "딱" 불을 꺼버립니다.

 

그런데 불광역에 있는 <ㅁㄱ쌈밥>집은 이 할머니 때문에 일부러 찾아가는 집입니다.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모자란 게 없는지 빠진 게 없는지 자상하게 살펴주고

야채 값이 올랐을 때에도 싫은 기색 없이 채워주니 어찌 길이 멀다 하리오,

 

쌈밥집에서 반찬 많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똑같은 반찬으로 일편단심 민들레가 아니라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반찬 구색을 맞추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고구마 줄기 김치는 처음 먹어보기도 하지만 아직도 그 맛이 혀끝에 삼삼합니다. 

주메뉴는 제육볶음, 삼겹살, 오리주물럭 구이 쌈밥입니다.

 

보통 고기에 쌈장, 마늘만 올려 쌈 싸 먹는데 이 집은 각종 반찬을 올려 먹는 재미와 함께

갈치 속젓이 맛을 배가시켜줍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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