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달 모임은 민어로 할까? 요즘 민어값 내렸다던데?"
그런데 답이 시원칠 않습니다. 한참있다가
"어디 시원하게 중국음식 먹을 데 없니?"
날이 더우니 복잡한데서 비비적댈 생각이 끔찍한 모양입니다
"그래, 그럼 지난 번 갔던 명동 태복으로 하자."
마침 모이는 날 술맛나라고 비가 내려 줍니다.
지난 번처럼 단품으로 먹으려니 코스가 괜찮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만오천원?"
"야 기왕 먹는 거니 2만원짜리로 하자."
만 5천이나 2만이나. 션하게 훌떡 넘기시지...원 쫀쫀하긴?
오향장육이 먼저 나옵니다. 제법 양이 푸짐합니다.
"아줌마, 여기 장 좀 더 갖다주우--"
'어? 라조어는 어디로 갔지?'
유산슬에 고추기름이 떠서 시각적으로 식욕을 자극합니다.
서비스 계란탕.
새우 먹은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깐풍새우였나???
이날은 이과두주 우란산으로 했는데 옛날 '빼갈'과 거의 흡사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짜장면이 나오기 전에 '다꾸앙'과 양파를 춘장에 발라 안주 삼아 먹던 바로 그'빼갈'!
맛이 괜찮은지 소주는 뒷전이고 이과두주로 계속 전진!
전 부추잡채보다는 경장유슬을 꽃빵으로 싸먹는 게 좋습니다만...
그나저나 '어--어--어?' 배가 불러옵니다.
1만5천원이었든 2만원이었든 값은 고하간에 양과 맛이 마음에 듭니다.
이거 얕잡아 봤더니 결코 쫀쫀한 게 아닙니다.
식사로 나온 짜장면도 온전한 1인분. 어쩌라구? 별 걱정을,
이미 나올 배 다 나온 사람들이 그깟것 다 먹는다구 얼마나 더 망가질까?
그런데 라조어는 어디로? 나 화장실 간동안 누가 다 먹었니?
아니면 나 밉다고 종업원에게 살짝 귓속말로 지들끼리 만 오천원짜리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배도 부르고 알딸딸해 2차 할 생각이 없어 편의점이 있으면
비오는 거리 야외 테이블에서 행인이나 보며 캔맥주 하나씩하고 간단히 헤어지려는
깜찍한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립니다.
경로증 후보자들이 명동에서 그리 하도록 그 비싼 땅에 편의점이 있을 말캉한 세상이 아닙니다.
'커피나 한잔하자'
커피전문점에서 맥주 대신 팥빙수 2개 아이스크림 2개 커피로 2차를 마무리 합니다.
비뚠 것도 곧다라 우기면 곧아지는 세상입니다.
"저 냄비 도는 거 맞지?"
도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비가 추적이는 밤.
돌고 도는 세상. 화무십일홍.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유행가 가락을 흥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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