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19

새해 아침을 각색하다- 주먹밥

새해 달력을 걸고 1월 첫 장을 열자마자 어느새 12월 마지막 장이 되곤 하는 걸 벌써 몇 해나 반복했을까요? 새해 첫날 해 뜨는 걸 보려고 한밤중에 동해로도 가보고 산 위에 올라가 각오를 다짐해 보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老病死 哀怒를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는 당연하고도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만 하는 걸까요? 오늘도 아침은 먹어야 하고 날은 어제처럼 밝아 왔지만 새해에 새 출발하느니 만큼 무심하게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을 들지 말고 약간 변화를 줘보지요.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냉장고에 2년 묵은 찬밥과 먹다 남은 야채는 있을 겁니다. 마음의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의미로 다 때려 넣고 볶음밥을 한..

먹기+만들기 2023.01.01

창칼질하기-함박스테이크

이번 주 걷기+먹기는 지루하니 건너뛰고 작년 하반기에 들렸던 이라는 방학동 경양식집의 '함박스테이크'와 관련해 레트로 감성에 젖어 보겠습니다. 이 집은 홀에 들어서면 70년대 분위기의 크림 수프 냄새와 돈가스나 햄버거 스테이크가 아닌 '넌치(런치)'가 떠올려지는 분위기 입니다. 정식을 시키니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프와 깍두기, 단무지가 나왔습니다. 이미 독특한 분위기와 맛으로 유튜브나 방송에 나왔던 곳으로 돈가스, 함박, 생선가스 맛이 괜찮습니다. 함박 크기가 양에 차질 않아 따로 함박을 주문했더니 세 덩어리가 나옵니다. 패티는 부드럽고 고기맛이 풍부합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햄버거 패티를 만들..

먹기+만들기 2022.06.18

북악산 남측코스 보충- 불량 냉면 만들기

지난 5/12 칠궁코스는 시간이 없어 '야메'로 짧게 갔다 왔습니다. 이번 5/19에는 창의문에서 북악산 1번 출입문(아델라베일리)-3번 출입문- 청운대 쉼터-법흥사 터- 삼청안내소- 삼청공원- 말바위 전망대-와룡공원-성대 후문-혜화동으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청운대 출입문으로 가니 곡장으로 가는 성곽길이 폐쇄되었습니다. 기왕 왔으니 객기 부려 곡장까지 올라가 보려는 충동 산책은 염려할 필요 없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주춧돌을 보면 법흥사는 사대부의 원찰로 이용되었던 절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폐사되었는지 허물어져 가는 축대와 팻말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삼청 안내소에서 길을 건..

걷기+먹기 2022.05.25

미안해요 감바스

햄과 소시지를 엄청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가보진 못했지만 숙대 스테이크 골목으로 가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할 것 같아 충무로에서 만나 일을 보고 2차로 스테이크 대신 중부시장 이란 곳으로 갔습니다. 중부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2017년 라는 걸 열 정도로 시설을 깨끗이 하고 젊은이들 취향에 맞추려 하는 곳으로 이런 곳에 이란 네온을 달랑 걸어놓고 영업을 하는 게 크게 생뚱맞아 보이지 않습니다. (https://blog.daum.net/fotomani/70592 ) 분위기는 대폿집 분위기인데 선반 아래 페코리노 감자, 감바스, 봉선 돈가스, 잇고추 등 이색적인 메뉴가 된장죽, 죽순 들깨탕, 멸치국수 들과 손글씨로 어깨동무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반에도 막걸리잔과 소주잔..

먹기+만들기 2022.03.15

소머리 순댓국 혼자 먹기

순대는 소나 돼지 창자에 선지와 고기, 곡물, 채소 등을 넣고 익혀낸 음식입니다. 이북에서 즐겨 먹었고 피난민으로부터 전해 내려와 각종 순대로 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원조를 따지는 게 의미가 없고 지방 특성에 따라 자기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됩니다. 난 채소 위주 순대나 선지뿐인 암뽕순대보다는 선지와 재료가 골고루 들어간 순대를 좋아하는데 이런 순대는 토속, 토종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붙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우체국쇼핑에서 취급하는 토종순대가 가격도 저렴해서 국내산 목살과 함께 주문했습니다. 포장을 뜯어 우선 급한 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보니 괜찮지만 내장은 아무리 손질을 잘해도 많이 먹으면 냄새가 나니 많이 먹는 건 권치 않습니다. 같이 주문한 목살은 내 취향이 아니네요. 돼지 머리 고기가 아..

먹기+만들기 2021.04.12

삐딱이의 완탕면

전에 완탕(훈둔)에 대한 얘기를 2편 올렸습니다. 북극진동인지 운우진탕인지 머리 꼭대기에서 흔들어대니 매서운 추위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입니다. 이럴 때 뜨끈한 보들보들 완탕의 하늘하늘한 식감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완탕은 만두소가 비칠 정도의 얇은 피로 싸 만든 만두로 만든 맑은 국을 말합니다. http://blog.daum.net/fotomani/70691 http://blog.daum.net/fotomani/70540 그렇게 섹시해도 돼? - 18번완당 부산에 갈 때면 꼭 위시리스트에 오르던 , 그러나 막상 가면 회, 불고기, 밀면 족발, 꼼장어 등에 밀려 입맛만 다시고 다시 상경하곤 했던 완탕이 서울에 분점을 냈습니다. 그것도 대학로에 출퇴� blog.daum.net 속풀이 완탕의 추억 지난 번 중랑..

먹기+만들기 2021.01.11

사랑은 모자란 게 좋다- 갈치

통영으로 내려간 친구가 있습니다. 경치 좋고 공기 좋고 먹거리 풍성한 곳으로 갔다니 부럽습니다. 나도 10여 년 전 서울 정리하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작은 진료소 겸 주택 하나 짓고 노후를 보내려던 꿈을 가졌던 때가 있었으니 더욱 그렇지요. 얼마 전 전화가 왔습니다. "너 하루치가 뭔지 알아?" 하루에 얼마 버느냐는 말이 아니고 금방 잡은 갈친데 4 지랍니다. 4 지는 검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폭을 가진 갈치를 말합니다. 얘기야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은갈치라고 해야 한두 마리, 아니면 먹갈치지 내가 언제 은갈치 짝으로 살 생각이나 했나요? 친구 덕에 한번 호강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로 배송 왔습니다. 그 많은 갈치 날로 둘 수가 없어 몇 마리 나눠주고 부랴부랴 지느러미 자르고 내장과 속껍질 제거하..

먹기+만들기 2020.10.30

콜혼술/콜혼밥- 차돌박이

잡혀가나 했던 코로나가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인과 무책임한 선동자들 때문에 제2차 팬데믹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또 다시 모임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이런 걸 코로나 때문에 혼자 먹기 마시기인 콜혼밥, 콜혼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타깝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지고 극복해나가야겠습니다. 정육점 쇼케이스에 '차돌박이 1근 2만원'이라 적혀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150g에 00,000원이 눈에 익은 나에게는 휘둥그레해 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네 다른 정육점으로 가보니 대략 600g 정도를 한겹씩 잘 떨어지도록 랩을 덮어 냉동 포장해 팔고 있는데 그보다도 더 쌉니다. 그래서 하나 사다 구워먹습니다. 이것만 먹어도 다른 반찬 생각 ..

먹기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