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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신보 인터뷰 기사

fotomani 2009. 6. 4. 16:11

치의신보 (2009-06-04)

 

제1744호

치의신보>인터뷰

 

 

“언제부터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고 전국을 여행하게 됐냐고 물으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저에게 먹을거리는 여행을 하면서 얻는 부수적인 재미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홈페이지(www.yonseidc.com)를 통해 여행지에서 맛본 다양한 먹을거리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는 이덕은 원장(연세51 치과의원)의 얘기다.

 

팔도 ‘음식보따리’ 입이 쩍~

 

 

여행지 먹을거리 소개  이덕은 연세51치과의원 원장

 

개인 홈페이지 여행사진 사이사이
맛깔스런 음식 이야기 담아 ‘정감’
미식가 아닌 여행의 부수적 ‘재미’


“여행 사진을 정리하면서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홈페이지에 올리게 되었는데 여행이라는 주제로 글을 올리면 조회수가 별로 되지 않던 것이 웃기게도 음식이야기가 들어가면 조회수가 훨씬 느는 겁니다. 그래서 그 후부터 여행 시 맛보거나 접한 음식에 대한 글을 사이사이에 집어넣게 된 것이 ‘먹을거리를 찾아다닌다’는 오해를 주위에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합니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음식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들로 가득해 더욱 정감이 간다. 그렇다보니 이 원장의 여행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대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기억에 남는 음식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진도군 조도(鳥島)에서 맛본 우럭매운탕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섬 내에 식당이 별로 없어 할 수 없이 작은 한 식당에 들렀단다. 식당 안에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테이블 하나 달랑, 주방과 주인방과 홀이 하나로 범벅이 된 꽤재재한 풍경에, 후다닥 허기나 달래려고 제일 싼 매운탕을 시켰단다. 그러자 주인아줌마 전라도 사투리로 “그라도 오마넌짜리넌 해야 실망하지 안는디” 하는 순간 일행을 끌고 들어간 자신을 원망하며 일단 밖에서 배회하면서 음식을 기다렸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주인아줌마의 밥 다 됐으니 들어와서 먹으라는 재촉에 개 끌려가듯 들어가 가스버너 위에 얹힌 매운탕을 보는 순간, 모두들 입이 쩍 벌어졌단다. 고춧가루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펄펄 끓는 된장매운탕 속에 ‘오마넌’짜리 우럭이 찰진 하얀 속살을 내보이고 있고… 이어 바로 ‘아줌마, 묵은지 하나 더’, ‘아줌마, 열무김치 하나 더’, ‘쏘주 하나 더’ 하며 일행은 언제 그랬냐는 듯 게걸스럽게 먹었던 기억을 이 원장은 더듬으며 웃었다.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난후에야 벽에 붙어있는 인기 개그맨 남희석 씨의 ‘잘 먹었다’는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또 다른 여행지의 에피소드도 풀었다. “벚꽃이 한창일 때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몰리는 차량으로 쌍계사 일주문은 고사하고 표석조차 구경하지 못한 채 섬진강변 국도 조그만 가게 평상에 앉아 길가 벚꽃과 관광버스만 구경하고 한심하게 앉아 있는데 곁에 있던 한 등산객이 한잔하지 않겠냐고 묻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목구멍이 간질거리던 차에 같이 합석했지요. 안주는 가게 주인이 담근 서비스 안주 매실장아찌 달랑 한 접시. 그러나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과 볼품은 없지만 맛깔스런 매실장아찌 하나 더불어 푸근한 인심 이것만으로도 여행은 순식간에 유쾌한 여행으로 바뀌었죠.”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입니다. 거기에 음식까지 더한다면 더 바랄게 없죠.” 최근엔 오토바이 ‘스쿠터’ 강습을 들어볼까 고민중이라고 했다. 언젠가 오토바이를 잘 타는 친구 뒤에 매달려 여행한 적이 있는데 색다른 느낌이 들어서 눈길이 갔다고 털어놨다. 가끔씩 스쿠터에 봇짐 하나 매달고 전국일주를 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고.


“요즘처럼 비가 추적이는 날에는 얼큰한 민물새우 매운탕이 곁들여진 길을 떠나보고 싶습니다. 같이 한번 가실래요?”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

 

 

 

 

 

 

벌교 고막정식
소위 먹을거리 여행은 사람들이 원해도 한 두사람이 떠나는 여행에서 이런 상떼기를 먹기가 쉽지 않다. 삶은 고막, 밥에 비벼먹을 수 있는 고막무침, 고막전, 양념고막, 고막찌개가 풍성한 젓갈과 함께 나온다.

 

 

닭곰탕
쭈구러진 냄비에 밥과 닭고기를 찢어넣고 갖가지 양념을 넣어 팔팔 끓인 다음 파송송 썰어 나오는 닭곰탕.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가자미식해
알맞게 삭은 가자미식해는 별로 시지도 않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살아나 이것만으로도 소주 한 병 날릴 수 있다.

 


강원도 된장찌개
쌉싸름한 강원도 막장으로 끓인 찌개는 맛들이면 잊기 힘들다. 이 막장을 양념해서 회와 함께 쌈 싸서 먹으면 금상첨화.

 

 

독특한 초계탕
얇은 껍질을 입힌 닭고기와 채소를 들깨국물에 섞어 만든 초계탕.

 

 

집사람표 온면
얼큰한 육개장국물에 함흥냉면 사리를 넣고 고명을 얹어 먹는 온면.

 

 

오징어찜
내장 든 채로 데쳐먹는 오징어.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설렁탕
설렁탕 행세를 하는 탕들은 많지만 제대로 된 설렁탕을 만나기 힘들다. 국물과 수육과 냄새가 어우러져 입안에 착착 감겨오는 진도읍 작은 식당의 설렁탕.

 

익산장 최가네 짜장 간이천막. 사람이 어우러지는 장판이 별거 아닌 짜장을 별맛으로 만든다.

 

음식을 앞에 놓고 찍은 사진을 달라고 해서 겨우 찾은 사진. 옆에 앉은 여자는 여행안내원이니 집사람에게 일부러 전화 걸어 알려주는 친절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그러나  친구와 함께 먹는 술과 음식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