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아줌마! 이 몸이 불쌍해 보이지도 않아요?

fotomani 2011. 3. 14. 12:03

 

저의 병원 곁에 오래 된 한옥과 마당을 갖추고 있는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초입에 갖다놓은 화분도 기화요초가 아닌 그저 그런 수더분한 화분들로

대부분의 시골집들이 그러하듯 좀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안마당. 인사동을 빼고는 이런 영업집 쉽게 보기 힘들지요.

 

이 집의 장점은 식당에서 밥먹으며 마당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방아줌마도 가운에 모자를 쓰고 있어 예상했던 모습과는 좀 다릅니다.

 

가격이 작년보다 고기류만 1천원씩 오르고 식사류는 그대로군요.

아래 그림에 전주식 육회라고 써놓은 것을 보니 전주 완산골 사람이 맞기는 맞는가 봅니다.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가서 시킨 식사에 딸려나온 반찬들

대체로 깔끔하다 할 수 있습니다.

 

토란줄기를 들깨로 버무려 놓았습니다.

 

 

 

 

즉석에서 버무려 나오는 지 순이 죽지 않고 선도 좋습니다.

 

마침 매운게 먹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요샛말로 불字 붙은 것이아닌. 낙지볶음입니다.

'짜박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자박자박 끓여 나옵니다.

저는 낚지볶음을 즐겨하는 편은 아닙니다. 요즈음은 덜 하지만 매운 걸 먹으면 그 다음날 죽지요.

그렇지만 매번 안매운 것만 먹을 수도 없고 뜸하게 한번쯤은 먹어 봅니다.

그러나 덜 즐기는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무교동이 정비되며 유명한 낚지집들이 거의 없어지고 새로운 낙지집들이 생겼지요.

벽에는 요란하게 방송매체 탄 사진들이 붙어 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집들 낙지볶음은 제 입맛엔 맵기는 무척 맵고 쓴맛이 나서

손이 잘 안갑니다.

 

영등포 시장골목에도 오향장육과 매운낙지집이 있지요.

여기서 불낙지라는 것에 제대로 한번 데인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오향장육에 물만두를 먹고나니 왠지모르게 섭섭하고 좀 매콤한 것으로 마무리를 해주고 싶은데

어느 집 앞에 사람들이 쌈난거 구경하듯 몰려 서있는겁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낙지를 먹으러 줄을 서고 있던 것이지요.

얼마나 잘 되는지 앞에 카페를 빌려 손님을 그쪽으로 안내하고 커다란 페트병에 물을 갖다 줍니다.

이윽고 나오는 낙지볶음, 다리 하나씩 젓가락으로 쥐고 쏘주 한잔 털어넣고 입안에 넣는데

입안은 온통 불붙은듯 하고 삼킨 낙지는 위장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데

사발에 찬물을 딸아 들이켜도 맵고 쓰린 맛은 쉽게 가라앉질 않습니다.

옆에 앉은 연인을 보니 그 매운 낙지를 맛있게 다 먹고 얄밉게도 거기에다 밥까지 비벼 먹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나라에 위암환자가 많은데

아마 3-4십년후가 되면 더 많아지는 것 아닌가 은근히 걱정됩니다.

 

워낙 땀이 많은 사람인데 보기만해도 벌써 땀이 납니다.

"아줌마, 나 물수건 하나 주슈"

"우리 집엔 물수건이 없어요."

'젠장, 어젠 하나 갖다 주더니만...'

 

집에서 만든 닥다리표 낙지볶음면

약간 덜 맵게, 한끼 식사와 반주용으로... 

 

앞에 앉은 직원이 비빔밥을 섞습니다.

 

맛있게 보이지요? 거의 다 먹을 때쯤이면 밑에 있는 밥은 짭짤하게 눌어 있겠지요.

기대됩니다.

 

또 다른 직원의 콩나물 국밥.

이전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콩나물국밥은 밍숭맹숭한 콩나물 뚝배기에

청양고추 다짐, 새우젓, 날계란, 잘 익은 배추김치 다짐과 김이 따로 나와서

그 자리에서 말아 먹었던 것이 제일 취향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이건 작년에 가서 먹은 이동갈비입니다.

 

삼겹살입니다.

비개와 살이 알맞게 분포돼있습니다.

 

뻑뻑할 때는 삼겹살이 최고지요.

 

후식으로 매실차를 가지고 옵니다.

"아줌마! 땀으로 범벅된 이 몸이 불쌍해 보이지도 않어?"

"아니, 그럼 말씀하시지, 하나는 갖다 드릴 수 있는데..."

이 아줌마, 까마귀 고기를 많이 먹은 모양입니다.

 

종로5가 전주 완산골 745-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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