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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것아, 너 그냥 여기 살아라!

fotomani 2013. 9. 9. 09:22

 

며칠 전 깜찍한 FM스테레오를 하나 만들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책상 위에 놓고 쓰는 PC용 라디오겸 인티앰프 겸용인 셈이지요.

! 괜찮으면 FM을 항시 틀어놓고 사는 집사람이 쓰면 더욱 걸맞을 것 같습니다.

스피커 유닛은 미리 점지해둔 2인치가 있어서 주문을 했더니 재고가 1조밖에 되질 않는다더군요.

시발부터 삐걱하는 느낌입니다.

2대 만들 생각이었지만 1대로 만족하고 가지고 있던 모렐 미드와 트위터로 PC용 스피커통을 1조 만들어야겠습니다.

 

(형태를 약간 변경했습니다. 전면 패널 귀퉁이를 굴리고 그에 맞게 외부 캐비넷 모서리도 굴립니다.)

 

(스피커 유닛이 1조밖에 되질 않아 책상 위에 올려놓을 밀폐형 스피커통을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어 외곽 벽체 판재만 다듬었습니다.

140 X 236 X 200 )

 

(같은 '마데 인 치나'래도 품질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그냥 보기에도 믿음직 스럽습니다.)

 

그런데 앰프로 쓸 FM리시버 작은 게 대부분 중국산이고 조악한 게 문제입니다.

어차피 옷 입힐 생각을 했으니 전면부 패널만이라도 쇳조각이었으면 했지만

알루미늄 패널로 된 것은 저렴한이라는 당초 조건에 맞질 않으니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저 기본적인 소리만이라도 나왔으면... 내 손에 들어온 조그마한 앰프는 색깔이며 만듦새가 불안합니다.

B2S 2인치 스피커 유닛을 연결해보니 역시, FM 수신은 엉망입니다. 그러나 MP3 소리는 유닛이 커버를 해줍니다.

캐비넷에 장착하기 좋게 해체를 합니다.

손잡이를 해체해야 전면 나무 패널 위에 기존 패널을 덧붙여 나사로 조일 텐데 놉이 해체가 안됩니다.

부서질까봐 포기하고 모양대로 구멍을 뚫어 맞추기로 합니다.

 

(아~~ 이거 실망스럽습니다. 받아들고 이걸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 많이 했습니다.)

 

 

토요일 새벽 작업장인 친구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오랜만에 해보는 목작업이라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지요.

 가지고 간 원목쪼가리들을 두께를 일정하게 만들고 치수대로 자르고 목심이 들어갈 접합부위에 구멍을 뚫고,

전면 패널에 스피커 들어 갈 자리와 앰프가 대가리 내밀 구멍을 뚫고...

글로는 세줄로 대충 정리될 것이 하루종일 걸립니다.

여분으로 만들 스피커통은 프레임만 대충 잘라놓으니 저녁때 친구가 도착합니다.

체력좋네, 아침부터 계속 작업하고 있더구만..”

전화로도 열심히 하고 있네라는 소리를 해서 그게 무슨 소리인 줄 몰랐는데

CCTV로 일하는 영상을 봤다나요? 빅브라더가 따로 없습니다.

 

, 잔소리 말고 배고프다. 낮에 선지국 먹었던 집으로 가자.”

대충 캐비넷에 피니싱 오일로 초벌도색을 해놓고 조립은 들어와서 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겨우 캐비넷을 조립하고 피니싱오일로 1차 도색후

"야, 배고프다. 밥묵으러 가자~")

 

(그제서야 마당에 핀 아주까리 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점심을 했던 음식점은 고깃집으로 신선한 선지가 푸짐하게 들어가

중년 들어 유난히 선지국을 좋아하는 집사람이 생각났던 집입니다.

내일 벌초겸 성묘하기 위해 함께 내려온 친구 형님과 육촌동생과 함께 밥을 먹으며 술이 좀 과했습니다.

나무 먼지가 들어가 목이 칼칼했던 탓일까요? 그렇다고 마무리 조립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땜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데었습니다. 음주운전은 항상 말썽입니다.

통 속에 자리 잡은 앰프와 스피커는 소리가 쏘지 않고 기대치 이상으로 맑은 소리를 내줍니다.

 

(낮에 선지국을 시켰는데 소잡은 날이라고 간천엽까지 줍니다.)

 

(선지가 신선하고 푸짐합니다. 마누라가 생각납니다.)

 

("고생했다. 늦게 내려와 미안하다.")

 

 

 

 

 

(고기값이 올랐다는데 200g에 1만2천원으로 고기질도 좋고 양이 꽤 됩니다.

서울과는 많이 다르네요.)

 

 

 

(술한잔하고 들어와 스피커랑 본체 끼워 맞추고 스위치를 올립니다.

아~ 좋습니다.)

 

(대개 싸구려 앰프 소리가 기대할 것이 없는데 이 스피커 역할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이제 품절이라 다시 못보게 되는 게 아쉽습니다.)

 

목작업은 좀 한가로이 해야할 작업이라는 걸 다시 뼈저리게 느끼며 서울로 올라옵니다.

만든 거 어떻게 했냐고요?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 마시며 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 집 창문 밖 풍경과 딱 어울려 그냥 너 써라하고 올라왔습니다.

다음엔 좀 더 완성도 높은 FM스테레오 나지오를 기약하면서...

 

(어제 덴 손가락엔 물집이 잡혀오고 아직도 정신이 멍멍한데

커피 한잔에 흘러 나오는 음악이 창밖 풍경과 어우러져 이놈은 여기가 제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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