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마라 양념 맛에 빠졌습니다. 마라(麻辣)는 산초와 홍고추가 들어간 양념으로
혀를 마비시키는 산초와 매운 사천 고추 맛에 고수까지 가미되면 이 오묘한 맛이
처음에는 거부감이 일기도 하지만 접할수록 은근히 찾게되는 맛입니다.
전 마라땅콩이라는 볶음땅콩에서 처음 그 맛을 알게 되어, 대림역 차이나타운에서
본격적으로 마라탕을 맛보았는데 요즘은 시내 곳곳에 월남 쌀국수집처럼
하나 둘씩 생기고 있습니다.
제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동대문, 창신동도 거의 차이나타운처럼
이런 중국 음식점들이 생겨 멀리 가지 않더라도 마라탕 맛을 볼 수 있게 되었군요.
아마 동대문에 쇼핑하러 들르는 遊客(요우커)들이 많아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집은 창신동 골목에 있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라화쿵푸>라는 곳입니다.
요즘 생기는 마라탕집의 특징은 깨끗하다는 겁니다.
좋은 현상이지요. 대신 월남 쌀국수처럼 실비로 먹을 수 있는 거리 음식이
고급 음식인 체 변신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히 고추기름도 뜨면서 고소한 마장(땅콩맛 양념) 맛이 곁들여진 마라탕.
마라면은 육수에 면을 넣은 것, 마라탕은 자기의 기호에 맞춰 채소와 육류, 해물들을
골라주면 주방에서 끓여내오는 건데기가 있는 탕, 마라샹궈는 국물 없이 볶은
마라볶음(?)이라 간단히 분류 할 수 있겠습니다.
양이 적은 듯하여 다른 걸 시킬려니 마땅한 게 없습니다.
해물도 아니고 쇠고기도 아닌 그냥 볶음면이랍니다. 그래도 맛은 괜찮습니다.
고등 모임을 위해 종각에 있는 모 사천요리집을 가려고 홈피에서 메뉴를 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고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소주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접근이 좀 불편하더라도 동대문 근방 유명한 양꼬지집을 미리 답사하며
들른 마라탕집입니다. <가화마라향과>.
명함을 보니 <(주) 왕기미식그룹 / 가화마라향과>로 적혀 있습니다.
조그마한 집에 무슨 그룹? 뒷면을 보니 王記餐飾集團 회장 XXX ㅋㅋㅋ
이집도 화려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깨끗합니다.
여기도 재료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곳에선 육류나 해물류는 따로
계산하는데 여기는 한꺼번에 냄비에 넣고 저울에 올립니다.
그룹이라 그런가?
모레 고등 모임을 이곳으로 할까 생각하며 쉽게 알 수 있게 메뉴판을 찍는데
슬그머니 아주머니가 오더니 사진 촬영은 금지랍니다. 쩝...
어찌 됐건 메뉴판이 허접하질 않아 규모는 작더라도 이곳으로 와야겠습니다.
여긴 고추기름이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마라 맛은 살아있고
마장이 많은 것 같지요?
마라탕은 중국에선 대표적인 거리음식이랍니다. 중국에서 살다오신 분들은
이것도 비싼 거라더군요. 위의 쌀국수처럼 제 분수를 모르고 엉뚱하게
가격만 올라가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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