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사를 다니면 같이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이번 휴가는 아들과 함께 2박3일 여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젠 '해라'를 할려면 은근히 눈치가 보이니 아들이라기 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편이지요.
전라도 쪽으로 갈까? 경주에 가서 스쿠터 타고 돌아 다녀볼까? 경상도 쪽으로 가서 좀 걸어 볼까 하다가
크게 고령 고분군, 대구 골목투어, 동해안 드라이브로 큰 틀을 잡고 떠났습니다.
왜 하필 고령이냐?
우선 고분군 사이로 한번 걸어보고 싶었고,
특히 고령토가 나는 곳이니 토기 중에서도 상형토기(象形) 같은게 많이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고요.
상형토기는 토우처럼 실생활에 쓰이는 토기가 아닌 기마인형, 집, 배모양, 재수좋으면 가야금 타는 사람 모양의
토기를 일컽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 있는 것을 보면 오긴 잘 온 것 같습니다.
박물관 초입에 전시되어 있는 가야시대의 움막이랍니다.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자료를 가지고 복원한 것이라는데 곁에는 다락창고도 만들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토기나 석기, 철제기구등 작은 유물만으로 상상만 하고 있다가
사람이 살았던 집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니 이 시대 사람들의 생활문화수준에 놀라움이 컸습니다.
이렇게 번듯한 집을 짓고 살았을 것으로는 짐작도 못했기 때문이지요.
양전리 암각화 모형입니다.
왼쪽의 가면모양은 신을, 오른쪽 위의 동심원은 태양을 상징한다고 하며
풍년과 자손의 번성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제석기
박물관을 둘러보니 토기, 석기, 철기, 금동기, 가야금, 특히 순장풍습이 대가야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이 (물)병은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상부에 사발을 달아 병을 기울이면 사발에 물이 고이게 되니 발상이 기가 막힙니다.
물론 묻지마 관광객들이 이런 곳으로 오지 않겠지요.
요새 관광객들은 예전처럼 시끄럽지도 않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해설사가 심심치 않게 우스개를 간간히 섞어 까르르 웃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작은 고대국가라 하여 변변한 군대가 있겠나 싶었는데
무사와 말의 차림새를 보니 군장이 대단합니다.
투구와 갑옷, 철제 무기, 말에는 머리를 보호 하기 위한 가리개와 장신구로 위세당당합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유물과 풍속에 대한 자료가 풍성한 것은 순장풍속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토기에는 음식물과 씨앗이 담겨있어 그 당시 생활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요.
고분에 묻혀있는 부장품들은 마치 타임캡슐과도 같습니다.
목부위의 물결무늬 문양이 매우 정교합니다.
그 유명한 가야금입니다.
무늬 한번 보세요. 기가 막히지요?
고분과 고분 사이 탐방로는 이와 같은 육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작은 제철소랍니다. 철광석을 녹일 수 있는 대장간이지요.
고령을 방문하게 된 목적을 솔직히 얘기하자면 처녀 젖가슴처럼 저렇게 봉싯봉싯 솟아오른
고분 사이를 걸어보면 얼마나 마음이 포근해질까 하는 다소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보시기엔 어떤가요?
대가야 왕릉전시관에는 고분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앞 사진에서처럼
고분은 1.무덤위치 선정및 구덩이파기 2.무덤방 만들기와 둘렛돌 쌓기
3.시신과 껴묻거리를 넣은 후 덮개돌 덮기 4.봉분 만들기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합니다.
왼쪽 위에 주된 무덤방이 보이고 아래에 껴묻히기 당한 유골과 부장품들이 보입니다.
주물로 만든 것 같은 투구는 일반 병사가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것 같군요.
지산 44호분에는 이와 같은 큰 무덤방이 3개나 되고 각종 부장품이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일본 오키나와가 원산지인 야광조개국자는 대가야의 교역활동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라 합니다.
이게 야광조개 국자입니다.
왕관이 신라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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