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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1 - 오간수문은 어디에 있을까요?

fotomani 2012. 3. 22. 14:51

'낼 사진 찍으러 어디 안가요?'

금요일 초딩친구로부터 온 문자입니다.

토,일요일이면 마누라랑 붙어 다니던 초딩친구가 느닷없이 이렇게 문자를 띄운 걸 보니

안봐도 알쪼지요.

 

다음날 1시쯤 같이 다니는 초딩 친구 한명 더 불러서 푸짐한 김치찌개로 유명한 은주정으로 갑니다.

자리가 언제 나는지 궁금해서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손님입니다.

자세히 보면 유리에 OPEN...CLOSE...란 글자가 보입니다. 

기다리며 기왕 써넣는데 SINCE..란 글자는 왜 안넣었을까

앞에 기다리는 4팀이 들어갈 때까지 하릴없이 궁리해봅니다.

 

낮에는 김치찌개만 합니다.

괴기 반 김치 반이니 이 때 필요한 게 뭘까요?

 

박박 비우고... 스을슬 나가 볼까나?

 

일단 청계천 변을 따라 동대문 역사박물관으로 향합니다.

 

토요일 오후 청계천변에는 이렇게 십자가 할아버지도 보이고요,

 

근처에 있는 공구상가를 연상시키는 벽화도 걸려 있습니다.

중간에 오간수문이라고 위치도 맞지 않는 곳에 세워논 것이 있는데 넘 유치해서 사진은 생략합니다. ㅉㅉ

 

길거리에는 이런 아기 양말장사도 있군요.

그런데 왜 웃는 얼굴은 안보이지요?

 

 

길건너 야구장쪽에는 우주선 같은 건축물이 지어지고 '나이타'로 불리던 야간조명탑이 남아 있습니다.

 

 

한쪽으로는 토치카 같은 구조물이 있고 주변에는 맨 패션상가들 입니다.

 

지난 1월에 처음 왔을 때는 우주선 같은 건축물(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안에 있는 줄 알고 뱅뱅 돌았습니다.

설마 '역사박물관'이 토치카 같은 곳에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지요. 

 

뱅뱅 돌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런 유구- 유적지라면 쉽게 알텐데 꼭 이런 표현을 써야 하는지-가

있고 빙 둘러싼 콘크리트 구조물이 창고나 관리 사무실이 아니라 박물관이었습니다.

 

여기엔 동대문 역사관 외에도 동대문운동장 기념관, 갤러리 등이 있습니다.

 

역사관 내로 들어오니 안내직원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오우~ 땡큐~'

 

진입로는 강화유리로 된 디스플레이와 출토된 기와조각을 레진으로 덮은 바닥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에 조금 보이지요? 

 

발굴 당시 서울성벽과 이간수문 모형입니다.

 

자, 저 지도를 보면 흥인문, 오간수문과 이간수문이 나란히 성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간수문의 형태도 5개의 홍예문을 가로질러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즉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성벽 아래에 오간수문이 있고

장충동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천을 가로지르는 성벽 아래 이간수문이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은 청개천과 직각으로 (5가와 6가 사이)엉뚱한 위치에 징검다리 아래는 석축으로 막아 이게 물길인지 수패구녁인지

당췌 알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으니 박경리님이 손을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아~ 저와 친구들 말고도 관람객이 또 있네요~

 

저 사진을 보면 한자로 뭘 새겨넣은 것이 보이시는가요?

축성 당시 구간마다 책임자를 두어 그 이름과 마을을 돌에 새겨넣었다 합니다.

축성 실명제란 저도 처음 듣는 얘기인데 언제 성곽을 돌 때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유구층은 시대에 따라 3개의 층으로 나뉘어 발굴 되었다 합니다.

출토 된 유물들은 자기류가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

분청사기, 조선청자, 조선백자 등으로 분류된다고 하는군요.

선이 아름답지요? 마치 이중섭의 은박지 그림 같습니다.

분청사기 중에는 저런 아무렇지도 않게 그린 듯하면서도 사람을 끄는 매력을 지닌 문양이 많습니다. 

 

이게 처음에는 필통으로 쓰이는 자기의 투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청자돈(墩)-생소하지요?- 조각이랍니다.

중국식 도자기스툴 보신 적 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청자로 만들어진 청자돈이 조각이라도 나온 곳은 여기 뿐이랍니다. 

 

 

 

여기 3번째 오는 것이지만 항상 이 기와길만 보면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한번 걸어보고픈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곳입니다.

아마 고위관리 안채로 드는 길에 이런 포장을 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자, 이간수문으로 가볼까요?

콘크리트 구조물과 퍼런 디자인플라자 가림막 끝 구석장이에 처박힌듯한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안쪽으로는 물이 홍예문 기둥을 들이 받지 못하도록 유선형의 돌구조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요샌 일반인들도 토목용어를 익숙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바닥의 저 돌들은 바닥보호공으로써 비록 개천이긴 하지만 홍수때 급류에 의해

문 기초부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 입니다. 잘 알고 있지요? '

 

주변은 아까도 말했듯이 패션타운입니다.

 

하지만 이 팻말들이 보여 주듯이 밤과 새벽에 지방에서 관광버스로 올라오는 상인들을

위한 상가라 낮에는 폐점입니다.

자~ 그러니 이제 벼룩시장이나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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