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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장하지 말고 맞짱 떠 볼까? - 어라진

fotomani 2017. 8. 30. 09:12



후배님이 문자를 띄웠습니다. 저녁 때 자기 근무처 근방 밥을 대놓고 먹는

해물전문집으로 오랍니다.  제주에 사는 사장 친구 분이 다금바리를 보냈는데

와서 맛 좀 보랍니다.  자긴 점심 때 많이 먹었으니 나더러 다 들랍니다.

이거 알고 보면 눈물나는 어두일미 아니여?



그 귀한 다금바리 맛을 머리 속에 고이 간직해놓아야 되는데 이미 오래 전이라

이젠 가물가물 합니다만 이 맑은 탕 만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매운탕에 반해서 맑은 탕이라 했지 이건 아예 푹 곤 탕제입니다.

고기가 커서 대가리에서 이렇게 짙은 국물이 나왔나요?



더군다나 임연수 구이까지 나오니 이건 완전 정성이 들어간 집밥입니다.



요즘은 음식점에 맛깔나게 붙어있는 음식 사진을 돈만 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점이 다른데도 다 똑 같은 음식 사진을 걸어 놓고 있는 곳이 많지요.

그런데 사진 뿐만 아니라 음식 맛도 전국적으로 균질화 돼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음식점 개성이 없어지고 화장품 냄새 짙게 나는 화려한 음식 일색이라는 것이지요.

2-30가지 양념이 들어갔다는 건 음식이길 포기했다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메뉴가 아닌 다른 음식을 음식점에 부탁한다는 것이 때에 따라선 염치없는 짓일 수도

있으나 워낙 격의 없는 단골집이 되다 보니 한번 스을쩍 떠봅니다.

'이번 모임에 뭐 좀 맛있는 거로 해줄 수 있어요?'

난색을 표하기는 하지만 요즘 음식에 변화를 주려는 지 전에 보지 못하던 사이드디시가

나오는 걸 보면 귀찮긴 하지만 그렇게 싫지는 않은 표정입니다.



연어 샐러드에 이어 스마트폰 만한  광어전과 커트렛 중간 모습의 요리가 

마치 코스요리처럼 나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의 진수는 요리의 창조, 생전 처음 보는 요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사실 실험 정신이 없으면 이런 요리가 탄생할 수 없습니다.

화려하고 과장된 것만이 요리가 아니라는 건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옷을 벗고 올라오는 뜨거운 김과 소스가

담백하니 잘 어우러집니다.



전채요리 후에 나오는 이 집 전문 종목 해물찝입니다.

제가 사회 초년생으로 신사동 그 유명하다는 아구찜 지금은 간장 게장 거리가 돼있는

그 곳에서 매운 아구찜을 먹고 혼난 후로는 거의 뻘건 아구찜을 입에 대질 않았는데

이 집 찜 요리를 들고 나서는 거의 거부감 없이 어떤 때는 은근히 땅기기도 하는

그런 음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딱새우가 들어간 해물탕입니다. 지금은 고급 해물이 되었지만 까먹기가 쉽지 않지요.



그렇게 부탁하고 먹었어도 별거 없었네요. 평소 때보다 연어 샐러드랑 광어까스가

더 추가 되었을 뿐인데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른 느낌입니다.

아니, 다금바릴 얻어 먹어서 그런가요?

아, 이 집에서 해물찜과 생선구이는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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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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