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삶은 퍼즐조각

fotomani 2017. 9. 6. 09:00



"앙글게 생겨 갖고 징그락게 말도 안 들은 모냥이네이. 

약만 보르먼 나슬 것인디 워째 내비뒀다냐. 먼첨 약 쪼깨 볼라 보자."

나이 든 사람이면 누구나 옛날에 한 번쯤 겪었을 일이다.

지금에야 종기가 될 정도로 놓아둘 부모도 없고 유기농이다 무공해다 하며

아이가 상전이고 꾀재재한 몰골로 동네방네 뛰어다닐 시간조차 없다

남들 다 잊어버린 오래 된 일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글을 쓰는데 줄거리 뿐만 아니라

고물의 먼지 떨고 글로써 그려냄으로써 글이 찰지고 맛깔스러워진다.


아름다운 우리 말을 잘 쓰는 분의 논설이 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단어가

글에 서너 개 들어있다 보면 주제보다도 사전에서 뜻을 찾기 바쁜 때가 있다.

에세이에서도 그런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거부감을 갖기 일수인데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소재를  평상의 언어로 자신이 녹아들게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문장이 아름다워 읽기는 잘 읽었는데 남는 것이 아름답다 

한 가지밖에 없다면 그거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 이 세상을 등진 마광수의 인터뷰에서 윤동주의 시를 '일기 같다. 시에 교훈도 없다,

맑은 동심으로 시를 쉽게 썼다.'라고 평한 것을 본다.  정말로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거다. 

글쓴이는 그림의 소재에 생명을 불어넣어 자신과 얘기하려는 듯 보인다.

그림의 구성요소였던 소재들은 그제서야 하품하듯 깨어나 글쓴이와 이야기한다.

작품 하나 하나는 글쓴이의 퍼즐 조각이다.

어떤 것은 너무 뚜렷해서 어느 위치에 있었던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윤곽이 흐릿해서 도무지 위치를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퍼즐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추다 보면 어느 새 글쓴이의 윤곽이 안개 속에서 

뽀얗게 나타난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