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봄은 살금살금 왔다 살그머니 가버린다.-번지없는주막

fotomani 2019. 4. 11. 10:12


 


세상이 꽃입니다. 파란 싹이 돋아 날 것 같지도 않던 꽁꽁 얼어붙은 땅이 바로 엊그제입니다.

봄의 손길은 얼어붙은 땅을 한 군데도 빠뜨림 없이 보듬으며

졸고 있는 고양이 수염도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살금살금 우리 곁으로 다가 왔습니다.



순식간에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니 목석도 설레게 마련입니다.

벚나무가 심어진 서울 숲은 일요일 오후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서울엔 여기 말고도 벚꽃 구경할 데가 지천이지요?




들뜬 분위기는 쉽게 전염되게 마련입니다.



서울 숲은 산책 뿐 아니라 수도박물관과 카타콤이 연상되는 완속여과지 등 

근대 문화 유산도 곁에 있어 은근히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완속여과지는 마음이 편해져 제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수도박물관  : http://blog.daum.net/fotomani/70069



살그머니 온 손님은 안녕이란 말도 없이 가슴에 빈 공간을 남기고 스르르 떠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 체할 게 염려가 되더라도 독려 포토 에세이를 올리는 겁니다.

끝물이 좋은 건 장아찌 담을 초 가을 참외, 파장 떨이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화사한 봄을 만끽할 날은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듯합니다.



닥다리에 먹을 게 올라오지 않으면 섭하지요?

5호선 종로 3가역 부근에 밥과 술을 주장하는 ㅂ 민속식당이 있습니다.

그 주장에 강한 동지 의식을 느끼며 코다리 구이와 '맥코리'를 시킵니다.



프라이팬에 코다리를 굽고 타지 않도록 나중에 양념을 올렸습니다.

제가 코다리 구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껍데기 쪽은 바삭 달콤하고

살은 반건처럼 부드러워 내게 거부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우렁강장도 그리 짜지 않아 손님들 입맛에 맞을까 걱정되고요.



나물들은 모두 서로 다른 색깔로 무쳤는데 

시래기도 짜지 않고 은근한 뒷맛이 느껴지는 된장 무침입니다.



젊은 사장에게 고향이 어디냐 물으니 서울이랍니다.

'아닌데~' 고개를 갸웃거리니 곧바로 주방 아줌마는 김제랍니다. '그렇겠지~'



알딸딸한 김에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내려 우이천 밤 벚꽃 구경을 잠시 합니다.



곯지않은 싱그러운 복숭아 향이 느껴지네요. 힝~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