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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세상에? - 정주식당1/2

fotomani 2020. 3. 19. 10:10

<코로나19>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체계가 무소불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게 언제나 회복될 지는 가늠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지수는 하루가 다르게 암울해집니다.

희망이 없어지면 몇 날 며칠 곡기를 끊을 것 같지만 산다는 게 무엇인지 

그 난리가 나도 목숨줄 때문에 '먹는 일'을 해야만 하지만 요즘엔 아무 식당이나 가기 꺼려집니다.

더구나 병원을 집으로 옮겨 일주일에 겨우 한번 직원과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인데도

작은 동네라 금방 바닥이 들어 납니다.



그러다 뒷골목에서 '그냥' 백반이나 먹자고 <정주식당>이라는 작은 식당에 들어갑니다.

여주인은 꽃을 좋아하시는지 홀의 1/3은 화분으로 차 있는 것 같습니다.

만만한 청국장 2인분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것 좀 보소? 상차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게 1인분에 6천원이라니? 반찬 가짓수보다도 아침에 준비한 듯 때깔이 정갈합니다.

금방 무친 듯한 도라지.



아직 아삭함이 살아 있는 오이 무침



뚝배기에 마지막 남은 밥을 탈탈 털어 깨끗이 비웁니다.

요즘 청국장은 냄새를 안 나든가 냄새는 그럴 듯해도 맛이 밍밍하든가 

도무지 내 입에 맞질 않는데 '아주 만족'은 아니더라도 '비교적 만족'스럽게 밥을 먹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묵은지의 진짜 맛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먹었던 묵은지는 뭐였지?

청국장도 좋았지만 반찬이 마음에 쏙 드는 점심이었습니다.

카드 대신 현금을 꺼냅니다.



이번에도 같은가 보자.  친구가 와서 다시 들러 최소한 실패하지 않을 청국장을 시킵니다.

이번엔 미나리 무침이 눈을 끌었는데 친구는 맛있다며 더 달래서 먹습니다. 다행입니다.



시간이 일러서 인지, 옆 테이블에 생삼겹 계 모임이 있어서 인지, 지난 번보다 농도가 약간 묽습니다.

청국장이 어디에 좋냐고요?

효능은 검색해보면 不老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분이 원하는 모든 게 다 들어 있을 겁니다.

좋은 음식은 마음 먹기 따름이니 입맛에 맞을 때 마음껏 드십시요. ㅎ



두 번에 걸쳐 먹은 청국장은 손을 꼽는 청량리 광주식당보다 오히려 한 수 위입니다.

바로 옆 신창시장 상인들 점심은 모두 이 집에서 해결해주는 지 주방에서 밥, 국, 반찬을 

락앤락 통에 담아 곁에 쌓아 놓으면 정신없이 오토바이로 배달 나갑니다.

다음엔 메뉴를 바꿔 부대찌개나 제육볶음, 닭'도리'탕을 먹어봐야겠습니다.

세상이 어수선한데 이런 집을 발견해 기분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44zIIHSo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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