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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 들어 아침에 혼밥하기

fotomani 2020. 1. 14. 10:09



치과 이전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이제 간판을 달게 되니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네비게이션에서 <열린문가정의원>이나 <도봉구 덕릉로 259>를 치시면 됩니다.



본의 아니게 백수로 지내며 연고가 없어진 이화동의 <ㅈㅇ메가포스>란 헬스를 새벽에 나가니

아침 시간이 무료해집니다. 아침은 건너뛰는 편이지만 할 일이 없으니 혼밥식당도 기웃거리게 됩니다.

이래서 돈은 못 벌어도 일거리가 있어야 된다고 귀가 닳도록 얘기를 해 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간만에 청량리 청국장 골목을 들립니다. 

역시 시장 밥집답게 새벽에 나와 아침 일을 마치고 해장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오래된 식당들도 이젠 많이 깨끗해져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입니다.



'깔끔'에 끌려 들어 갔는데 혼밥 아니 해장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안주 삼아 먹을 반찬으로 함량미달인 듯하다는 거지요.

고등어가 물이 안 좋은 건 아닌데 미리 구워 놓은 것이라 딱딱합니다.

어떤 때는 그런 것도 안주거리로 짭짤하니 맛있게 먹을 만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밥 위에 한 숟가락 떠올리지만 왠지 따로 도는 모습입니다.

냄새가 나지 않도록 숙성을 했다는데 청국장은 설렁탕이나 마찬가지로

맛과 냄새가 서로 어우러져야 깊은 맛이 나는 게 아닐까요?



아예 밥을 조금 떠서 청국장에 푹 담궈 먹습니다.

집에서 해 먹게 되면 청국장과 함께 된장과 신 김치, 청양고추 다져 넣어 매콤하게 먹는데

비주얼과 달리 구수한 맛도 덜하고 밍밍한 게 병원 환자식처럼 싱겁습니다.



속으로 음식 타박을 하면서도 그릇은 다 비웁니다. 못된 것~



그래서 며칠 뒤에 그 골목 원조 청국장집인 <ㄱㅈ식당>을 갑니다.

역시 한 무리 해장꾼들이 그림의 한 귀퉁이를 채우고 있습니다.



역시 반찬이 입맛 당기는 뭔가 있는 모습입니다. 



무채도 좋지만 푹 졸여진 무가 든 고등어 조림, 갖 무친 오이 김치, 푸짐한 누룽지.



이 집도 내 입맛에 좀 싱거운 듯하지만 혼밥하긴 전보단 낫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병원 인턴 때는 삼(3)신이 든다 하는데 하는 일 없이 지내니 내가 그 꼴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일하는데 병신, 잠자는데 귀신, 멍는데 걸신.

요즘 이런 말했다간 큰일 납니다. 쌍팔년도니까 통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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