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내가 왜 꼴통이야? -해물포차 꽅통

fotomani 2020. 5. 8. 10:51



황금연휴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계속하고 그 후 생활 방역으로 넘어갈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 했습니다.

차를 끌고 멀리 나가지는 못해도 김포로 이사 가서 그동안 뜸했던 친구도 만나볼 겸 겸사겸사

노량진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3시 조금 지나 식당 위치를 알아볼 겸 돌아 보니

같은 집이 1호 점부터 3호 점이 인근에 몰려 있고 6시부터 오픈 한답니다.



가급적 사람이 몰리지 않는 시간을 택하려던 것인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입니다.

막간을 이용해 당구 한 게임 칩니다.학생과 공시생들이 많은 동네인데도 게임비는 만만치 않네요.



개점 시간까지 30분 정도 기다리기로 하고 가보니 준비 중이었는데도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수조에 커다란 고기들이 유영하고 있어 마음이 든드은합니다. 주인이 수산시장 중매인이랍니다.



우리 같은 노친네나 빨리 먹고 빨리 드가 뻗으려고 초저녁부터 찾지 밖은 아직도 한산합니다. 

유리 윗쪽 낚시 바늘에 매달린 쏘주병을 쫓아 다니며 빨고 있는 괴기의 눈이 풀어졌습니다.

3 시간 뒤의 나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먹고 모자라면 다른 거 더 시키려고 우선 2만원 대(大)짜 주문합니다.

도미, 농어, 광어, 연어, 숭어, 홍민어 등 최소 5종 이상이라더니 허걱 소리가 나게 호화스럽습니다.



노량진에 가서 식성대로 회를 골라 먹지 못하면 섭섭하지요. 

그래서 시장을 돌아 다니며 이것저것 저렴하게 골라 삽니다. 그리고 초장집으로 올라 가지요?

사람 수 곱하기 기본 상 차림비, 구워주는 값, 쪄주는 값, 서더리탕 값, 쏘주값 등. 

먹고 싶은 거 푸짐하게 골랐다 뿐이지 밑반찬이 다양한 횟집에 견줘 메리트가 뭘까요?

그래서 먹자 골목에 실속 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해서 찾은 것인데 탁월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기분이 업 돼서 건너 편 벽에 붙어 있던 <ㅅㅇㅇㅂ>이라는 처음 보는 쏘주를 시킵니다.

 


두 번 증류한 매실 증류주랍니다. 뚜껑을 따고 냄새를 맡으니 증류 곡주 특유 냄새가 아닌

은은한 향에 25도라 느껴지지 않는 순한 맛입니다. 

한잔 씩 돌리고 짠하는데 알바생이 얼굴이 벌개져서 후다닥 쫓아옵니다.

아까 알려드리지 못했는데 한병에 1만 5천원이랍니다. 

더블 디스틸드가 아닌 투 바이 투 프라이스였군요. ㅎ



대자 하나로도 어느 정도 배가 차 매운탕을 시키려 메뉴판을 보니 셀프 초밥용 밥이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거 하나 시켜 닥다리표 못난이 초밥을 만듭니다.



회에 추가로 시키는 서더리 매운탕도 살이 두툼하니 푸짐해 만족스럽습니다.

매실 증류주 하나 시키지 않고 쏘주만 먹고 나왔으면 미안할 뻔 했습니다.



이런 집을 누가 꼴통이라 불러? 이쁘기만 하구마.



우리 나이에 공시생 돼서 이 동네 올 일 있겠나? 온 김에 먹자 골목이나 한번 둘러보자. 

평일이면 사람들로 지나기 힘들 것 같은 골목이 그래도 한산합니다.



마무리 당구 한판 치고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딱 한잔만 하세~

꿈에 쏘주병 달린 낚시 바늘에 코 꿰어 달리다 아침에 일어나니 '꽅통'이 빙빙 돕니다.

다행이 오늘도 쉬는 날이네요. 酒님 감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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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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