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기승,먹,전,먹,또먹-인천2포구

fotomani 2020. 6. 2. 09:38

<기>

 

인천 둘레길 3 포구라면 화수포구(부두), 만석포구, 북성포구를 일컫는데, 지난해 2월에 

돌아보긴 했지만 겨울이라 제대로 맛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배가 들어오는 시간엔 난장이 볼거리가 많아  요즘 핫한 장소로 뜨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얼리버드로 느긋한 성격이 아니어서 그런 분위기 즐길 팔자도 못되지만

그래도 압니까? 떡고물이라도 주워 먹을지? 지난번 북성포구에 이어 나머지 2 포구를 돌아봅니다.

화수 포구의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저 뒤로 보이는군요.

 

 

지난겨울에 화수포구를 찾았을 때는 썰물에 사람도 별로 없어 을씨년스러웠는데

오늘은 낚시하는 여성분들까지 보입니다. 여성 조사가 늘어난 건 이덕화, 이경규 공로겠지요.

밤낚시하는 남편이 미심쩍어 한번 따라갔다가 젊은 여자는 커녕 지렁이며 떡밥 등

구질함에 식겁해서 손사래 치던 사모님들 얘기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지요.

 

 

지난번 북성포구에서 반건 박대(서대)를 좀 사려 했으나

노점이 닫혀 있어 사지 못했는데 여기 화수 포구에 가게 하나 열고 있습니다.

써 붙여놓은 글씨처럼 값은 어리숙하지 않지만 현지에서 산다는 재미로 한 소쿠리 삽니다.   

 

<승>

 

포클레인이 별로 없어 스산한 두산인프라코어를 지나 만석포구로 들어갑니다.

 

...꽃순이 사라지던 날

장사래 마을 기억도 지워졌다

너른 들녘에 쓰여 있던 참한 이야기와 함께

인천항 뱃고동 젖은 목 길게 빼고

숭의동 저 멀리

재개발 공설운동장, 화려한 몸짓을 퍼덕인다

<미추홀 연가> 2012 중에서

 

 

인천은 많이 발전했습니다. 서울과 인천 사이 준 고속도로가 경부고속도로보다 준공이

이를 정도로 경인지역의 산업화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개발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위의 시가 나온 2012년에도 숭의동은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딴 세상 저 건너편 재개발 지역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만 있었군요.

지금 이곳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만석포구 초입 작은 조선소입니다.

 

 

부두에는 어구들이 즐비했는데도 어선들은 별로 보이질 않았습니다.

모두 출어했을까요?

 

 

화수 포구 쪽으로는 고철을 분주히 나르고 있는데 저걸 녹여 생명을 불어넣어 줄 테지요.

포구들은 예상대로 이른 시각이라 사람이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 보다도 코로나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이기도 할 겁니다.

 

 

만석포구를 끝으로 다시 동인천역으로 갑니다.

점심이 가까워오니 세숫대야 냉면거리에도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만석동에는 방직공장, 성냥공장 등 공장이 많았지요. 노동자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가

배어 있습니다. 배 고픈 시절 냉면 한 그릇 만으로는 배가 차질 않으니 좀 더 달라고 했던 것이

아예 큰 그릇에 인심을 담아 주자 해서 세숫대야 냉면이 유래된 것이라 합니다. 여기서 먹어? 말어?

에이, 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제물포 백령면옥으로.

 

 

오늘은 간단히 산책한 것으로 만족하고

친구들과 당산역에서 만날 시간에 맞춰 여기서 끝을 냅니다.

 

<먹>

 

 

다시 찾은 제물포 백령면옥집. QR코드의 전자출입 명부는 아니었지만 전화번호를 대기자 명부

스크린에 찍어 넣으면 카톡으로 대기번호 알림 신호가 옵니다.

테이블도 간격을 띄워 앉기가 시행되고 있어 덜 붐빕니다.

옆 테이블에서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오는 걸로 봐서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오기 힘들다는 핑계로 1000원만 더 주면 되는 물냉 곱빼기를 시킵니다.

 

 

역시 면과 육수 맛,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한 무더기 먹었는데도 행복하게도

또 한 무더기 남았습니다. 밑에 숨어있던 편육 한 점이 살포시 얼굴을 내밉니다.

 

<전>

 

 

지난번 노량진에 이어 이번에도 김포 친구와 서식지 중간지점인 당산역에서 만납니다.

각 테이블마다 위에서 카메라로 찍어 모니터로 내보내니

머리 허연 대머리가 자꾸 나타나 신경 쓰입니다.

 

<먹>

 

 

김포 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해 위 사진 오른쪽 친구가 오랜만에 쏘겠다는 양갈비, 큼직하니 보기 좋습니다.

 

 

냄새도 없고 부드러웠지만 고기 맛은 고소하다기보다는 담백한 편입니다.

양고기는 구이보다는 짙은 소스 요리로 먹는 게 좋을 듯합니다.

 

<또먹>

 

 

<수미네 반찬>에서 서대로 구이와 찜을 방영하니 그다음 날 시중에 서대 구경하기 힘들었다지요?

저도 그 비슷하게 한번 해 묵어 보렵니다.

고춧가루, 간 마늘, 생강, 깨, 청양고추, 대파, 그리고 반 건조 서대 3마리. 물론 조미료와

설탕이나 올리고당도 있어야겠지요. 두부는 밥 대신 먹으려고 제가 임의로 넣었습니다.

 

 

물에 간장 조금 넣고 무와 마늘을 먼저 끓여 익힙니다.

 

 

다음에 두부 넣고 서대 그 위에 양념.

 

 

두부와 서대 넣는 순서가 잘못되었습니다.

두부가 밑에 들어가니 서대가 잘 익지 않아 물을 보충하면서 생선을 '찜'니다.

 

그래도 비주얼은 굳이네요.

맛이요? 밥도둑이라지만 반건으로 만드는 생선 조림이나 찜은 내가 만들었어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걸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일은 소금구이로 먹어야겠습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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