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길거리 해물포차- 청량리수산시장

fotomani 2020. 7. 8. 08:37

밖에서 먹는 즐거움은 어디서 올까요? 맛? 가격? 서비스?

맛집 블로거나 유튜버들의 게시물을 보면 가성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맛도 좋고 가격도 싸다는 것인데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것은 맛이나 가격이나 기준이 상대적이라는데 있습니다.

 

요즘 초장집 풍경은 옛날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물전에서 생선을 사고 심하면 회 뜨는 곳에서 따로 회를 떠가지고 초장집으로 가면 

1인당 상차림비, 조리비 등 떼고나면 초장집에서 먹으나 횟집에서 먹으나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찾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느낌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경동시장 부근 청량리 수산시장은 종로에 있을 땐 가끔 들르던 곳인데,

주로 아침에 가 해산물만 사들고 와서 그런 초장집이 있으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여기에 이런 곳이 있다'고 동영상을 올렸더군요.

그럴 리가 없는데 궁금해 하며 주말 오후에 들러 보았습니다.

생선 좌판이 있던 작은 골목 하나는 아예 야외테이블로 가득 찼고 세 군데 더

작은 초장집이 생선 가게 사이에 밖혀 있습니다.

 

'안주 사가지고 오시면 요리해 드립니다.'라고 떡하니 써 놓았는데 왜 이제야 눈에 띄었을까?

일단 실해 보이는 가리비 1kg 삽니다. 

 

양념해서 탕을 만드는 것 같아 '그냥 물에 삶아 줘요.'하는 나에게

국물을 안 들거냐며 대파와 청양 조금 넣고 삶아 나옵니다.

 

백령도 콩돌 해수욕장에서 커다란 소라를 삶아 내장 째 막걸리와 함께

먹었던 즐거웠던 추억이 봄 안개처럼 스물스물 피어 오릅니다.

 

낙지탕탕이와 대가리. 참기름과 청양고추 송송 다져 넣었으면 바로 짜릿했던 증도의 추억인데.

 

오랜만에 대가리 먹고 오디 주워 먹은 초딩 주둥이가 돼봅니다.

아직 남아 있는데 고추와 양파도 보충하고 와사비도 갖다 줍니다.

 

요즘 민어 맛이 변했나요? 매운탕은 기름도 뜨지 않고 부레도 그저 그렇고.

간만에 기대하고 이름난 곳에서 먹었는데 왠지 민어 먹는 느낌이 아닙니다. 양식민어일까요?

양식민어라고 파는 수입 중국산 민어는 말만 민어지 민어가 아니라는데 그래서 인가요?

다시는 민어 먹을 생각이 나질 않았었는데  병어가 빈 자리를 메꿔줍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강북 도심 좌판에서 사람 냄새 맡아가며 실비로 호강했습니다.

만족감은 별 거 아닙니다. 맛이든. 가격이든, 서비스든 기대치보다 조금만 높으면 됩니다.

여기는 저렴하고도 신선한 맛에 기분 좋은 시끌벅적, 할마씨 조그만 마음 씀씀이 입니다.

경동시장시끌벅적_sd.m4a
0.66MB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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