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젊은이의 맛- 쌍리단길

fotomani 2020. 6. 16. 14:25

통상 'X리단길'은 이태원 육군중앙경리단 부근에 젊은 감성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전국 유사하게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을 일컽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X리단길>은 청년이나 소상인에 의해 거리가 활성화 되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엄청나게 올리거나 그 보다 더 큰 자본에 의해  활성화 주체가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떠 올라 나에게는 별로 즐거운 느낌을 갖게 하질 않습니다.

 

 

 

 

동네 부근에 맛있는 짬뽕이 없을까 찾던 중 쌍문역 부근에 그런 중국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위치가 <쌍리단길>이라네요. 나도 '젊음'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일까요?

그런 거리가 그곳에 있다구? 내가 알기론 그냥 그저 그런 동네였는데? 궁금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흔히 보는 노후한 주택가에 깔끔한 가게가 몇 군데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음식에 마음을 담다'? 카피가 연녹색 새싹처럼 싱그럽습니다.

 

 

 

 

이른 저녁인데도 젊은 사람, 아이와 함께 온 젊은 엄마, 간혹 주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중식집이라기 보다 카페에 가깝습니다.

 

 

 

 

짬뽕 곱빼기 아닌 '보통'과 군만두 4개 짜리를 시킵니다.

'이스리도 인능가?'

느닷없이 나오는 샐러드... 

 

 

 

 

붉은 국물의 짬뽕은 그리 맵지 않았고 면맛도 괜찮았으나 특별히 머리에 남는 맛은 아닙니다.

백종원 스타일로 고무줄 당기듯 싹싹싹싹 끌어 올리는 젓가락질이 아닌 점잖은 젓깔질로

튀지 않게 이로 끊지 않고 국수가닥 끝이 보일 때까지 빨아들입니다.

 

 

 

 

만두는 흔히 접하던 부추 들어간 군만두가 아니고 차이나타운에서 먹어보는

특유의 맛이 나는 군만두라 바삭함에도 불구하고 내 취향은 아닙니다.

다음엔 철판 볶음 짜장 2인분 짜리가 있었는데 곱빼기 먹는 셈치고 그걸 먹어야겠습니다.

비주얼이 좋아 보여서요.

 

 

 

 

애를 밴 것 처럼 먹구 싶은 게 왜 이리 많이 생각나?

갑자기 양꼬치집에서 먹을 수 있는 옥수수온면이 생각납니다. 그런 것도 쌍리단에 있을까?

옥수수온면은 아니지만 우육면 파는 집이 있네요.

옥수수온면과 우육면은 전혀 다른 것이긴 하지만 게걸스럽게 먹을 걸 찾는 놈에게는

생뚱맞게 우육면을 들이대도 허겁지겁 맛있게 먹을 겁니다. 

탐욕에는 질이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리 크거나 깔끔한 집은 아니지만 젊은 감각이 느껴집니다.

 

 

 

 

우육면에 고기 추가가 있었지만 그거 대신 만두 하나 더 시키기로 하고 보통으로 시킵니다.

고수 좀 더 달라하고 우선 국물부터 떠먹어봅니다. 기름진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육수 맛입니다.

기름 뜬 연한 장조림 국물 맛이라 할까요?

 

 

 

 

식초를 먼저 넣어 먹어보라는데 식초로 음식 맛이 크게 변하면 나머지가 처치 곤란이라

'절임갓'을 먼저 넣고 먹어 봅니다.  양을 적게 넣었는지 그리 맛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식초를 조금 넣고 고수와 매운 소스를 넣으니 비로소 맛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느끼함이 많이 줄고 면맛과 육수 맛이 나와 친해지려 합니다.

주류로는 소주가 없고 백주와 작은 사이즈 칭타오만 있어 카스로 한 캔 시켜 먹습니다.

맥주와 기름진 면은 별로 궁합이 맞진 않지만 뱃속을 훑는 독주보다 낫겠지요.

 

 

 

안주 삼아 먹으려고 시킨 고기 물만두 보기는 기가 막힌데 냉동 만두의 껍질이 아직

마른 채 나오고 맛이 비주얼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쏘주를 비치해놓는다면 다시 한번 더 갈 용의가 있는 집입니다.

쌍리단길은 아직 번잡스럽지 않습니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 되더라도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쌍리(雙利)단길이 되길 바랍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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