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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와 맛이 어우러지는 설렁탕은 어디에?- 진미, 신가네. 가고파

fotomani 2023. 1. 11. 11:19

숯불 불고기나 갈비는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돌고 친근감이 돕니다.

그러나 설렁탕이나 청국장이라면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모자라

그 냄새에 요즘은  '꼬리꼬리' 혹은 '퀴퀴한'이란 형용사가 달라붙는 중입니다.

 

내 지론으론 설렁탕과 청국장은 냄새와 맛이 서로 어우러져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요즘처럼 설렁탕 고유 향이 없어진 전문집에서 설렁탕을 먹는다는 건

반쪽 설렁탕 먹는 것과 같다 할 수 있지요.

 

음식만큼 내로남불인 것이 없지요

내가 안주를 먹으며 먹은 마늘과 파는 맛깔스러운 궁합이요 향이지만

다른 사람이 먹고 지하철에 올라 타 콧김을 내뿜으면 도망가고 싶은 냄새가 됩니다.

그래서 연인이 싫증나서 헤어지려면 사정없이 먹어주며 얼굴 맞대고 떠들어 주면 직빵입니다.

 

설렁탕은 소머리부터 시작하여 꼬리까지  온갖 부분을 다 넣고 끓인다 합니다.

이때 설렁탕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요즘은 이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인위적으로 없애는 방법이 특허까지 출원돼 있는 모양입니다.

하긴 '꼬리하다'란 형용사를 붙이는 걸 보면 품위와는 동떨어지고

옛날엔 아랫것들 음식이라 양반들이 배달시켜 먹었나 봅니다.

 

나는 그걸 그리워 하며 설렁탕집을 찾지만 그 냄새나 향은 짝사랑일 뿐입니다.

설렁탕을 먹을 때 뺄 수 없는 존재는 대파입니다.

뚝배기에 끓여나온 설렁탕에 듬뿍 넣어주었을 때 퍼져 나오는 향은

설렁탕 내와 어우러질 때 컬컬하게 목구멍에 착 감기는 무아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즐거움을 찾아 나는 언제까지 방황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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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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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백병원 앞에 위치한 <ㅈㅁ설렁탕>입니다.

노부부 두 분이 운영하는 집으로 아침 일찍 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집 깍두기와 김치, 보기만 해도 맛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것 같아 쟁반에 올려진 반찬과 뚝배기를 내가 옮기려 하니 완고한 몸짓을 하십니다.

 

해장국집답게 아침 일찍 문 연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간 며칠 후 관절로 입원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간단히 반주를 하기 위해 특설렁탕이 있나 했으나 주방 위 메뉴판엔 없네요.

건너뜁니다.

 

서울에서 손꼽을 정도로 오래된 서소문 아파트 근처 땡땡거리 형제옥을 한 번은 너무 일찍 가서,

한번은 영업일인데도 토요일에 문을 닫아서 실패를 하고 

호수공원을 걷고 들른 집으로 점심시간 대에 찾아 가장 손님이 많았던 <ㅅㄱㄴ암소설렁탕>입니다.

 

보통 9천 원으로 다른 곳보다 천 원 더했으나 고기 양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나 다진 양념이 없어 달라했더니 고춧가루를 갖다 줍니다.

그러고 보니 메뉴판에 매운 걸 드시려면 얼큰으로 시키라네요.

 

동행이 있어 설렁탕 보통은 다른 곳과 비교를 위해 수육백반은 반주를 위해 시켰는데

점심시간에 안성맞춤 주문이었습니다.  고기들이 비교적 두툼해 주인을 다시 쳐다보게 되지 않아 좋았고

리필 가능한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특히 대파 김치가 잘 익어 맛이 좋았습니다.

 

힘줄 박힌 수육은 파채와 팽이버섯을 올려 양념장과 함께 먹도록 했으나

밍밍해서 대파 김치가 더 잘 어울렸습니다.

 

누가 침을 튀기며 푸짐하고 맛있다 해서 찾아간 상봉역 부근 <ㄱㄱㅍ설렁탕>입니다.

나중에 보니 옛날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이 돼 선지 설렁탕집이 두어 군데 더 있더군요.

 

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아 할머니가 들고 나온 설렁탕.

주방에서 쟁반을 배식구 선반에 올려놓고 바깥 마당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와 쟁반 들고 테이블에 놓아주었습니다.

푸짐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전날 동창모임에서 과음한 탓인지 뜨끈한 국물이 해장에 잘 맞아

바닥이 보이도록 훌훌 다 긁어먹었습니다.

 

설렁탕 반찬이 아니라 백반 반찬처럼 나온 곳으로 '푸짐하다'는 뜻은 바로 반찬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다진 양념을 따로 넣지 않고 무채와 김치를 탕에 넣어 훌훌 떠먹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곱창전골을 포장해 가는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해장보다도 저녁에 전골이 더 어울리는 집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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