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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초회 - 미야비야

fotomani 2009. 12. 7. 11:39

 

 

 

 

일반적으로 고등어를 먹는다면 물 좋은 놈으로 구이를 해먹거나 조림를 해먹는 것인데

고등어회를 먹어보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고등어란 생선이 쉽게 상하는 성질이 있어 몇 년 전만해도

서울에서 고등어회를 먹는 것이 쉽지 않아

일식집에서 간간히 먹어보던 고등어초회가 대부분이었는데

이것이 중독성이 강해 맛을 들이면 쉽게 잊기 힘든 속성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다른 볼 일이 있어 인사동 골목을 지나치다

<삿뽀로 생맥주, 고등어초회>라고 써붙여 놓은 작은 선술집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쉽게 잊히지 않아 2번 들르게 되었다. 

 

 

<호조마사끼>라는 중년 일본인이 사장 겸 주방장으로 있는데

고등어초회를 시키니 냉장고에서 찬통을 꺼내 미리 절여두었던 고등어 토막을 썰어

발라놓은 꼬리지느러미가 붙은 등뼈 위에 가지런히 올려 내놓는다.

두툼하지도 얇지도 않은 고등어는 검푸르고 반짝이는 은빛 껍질을

등불 아래 반짝이며 테이블로 옮겨져 술꾼의 침샘을 자극한다.

 

 

술 한 잔에 한 점 입안에 넣으니 혀 위에서

지방질이 풍부한 살점이 사르르 녹으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집에서는 진공포장된 고등어초회로 간단히 싸게 먹을 수 있다고 동행과 하는 얘기를 들은

<호조마사끼>씨는 손사래를 치며 자신이 직접 장을 봐와서 초회를 만든다며

기분 나쁜 기색없이 사람 좋은 얼굴로 진지하게 설명해준다.

진공포장된 고등어초회는 당연히 얇고 퍽퍽하다.

비유하자면 냉면이 '미치도록' 먹고싶어 아순대로 청수냉면을 집에서

끓여먹는 맛이라고나 할까?

 

 

<미야비야>라는 작은 선술집은 테이블 2개와 스탠드로 되어 있어

여러 사람이 시끌벅적하게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며 술한잔 할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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