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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희고 하늘은 새파랗고 라는 말밖에...-선자령

fotomani 2010. 1. 11. 15:35

새해 첫날 오르려고 마음먹었던 선자령을 이번 일요일(10일) 아들 대신 후배와 함께 올랐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후배는 주문진에서 먹을 회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지만 그게 뭐 대순가?

 

  

강문 해수욕장에 있는 횟집은 최소 3명이 가야 적당한 값에 푸짐하게 먹는다.

가운데는 강원도 막장을 양념한 것인데 여기에 쌈싸먹으면 기가 막히다.  


회를 실속있고 싸게 먹으려면 수산시장을 가는 게 정답이겠지만 도착시간이 늦어 일반 음식점에서 먹을 수밖에 없다.

강문 해수욕장 근처 해수탕에 자리 잡고 그럴듯한 횟집으로 가니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큰 접시에 6줄로 나란히 줄을 선 ‘소’자 모듬회.

이런 건 3사람이 먹어 줘야 푸짐하게 먹고 싸게 먹었다는 느낌이 들텐데 둘이 먹자니 좀 아깝다.

안주가 아까워 좀 과음하고 해수탕에서 냉온탕을 번갈아 가며 들락날락 거리는 나를 보고 후배가 다음 날 말한다.

 ‘형, 혼자서도 너무 재미나게 놀던데요.’

 

  

강문에 있는 24시 해수사우나를 7시에 나와 주문진에 있는 한 식당에서 생선구이를 먹는다

가운데 청어알젓, 왼쪽 고등어 꽁치 이면수를 구어준다.

 


강릉은 영하 3도인데 선자령 아침 기온은 최저 영하 17도란다.

9시경 올라갈 생각으로 남는 시간을 주문진으로 가서 생선구이를 먹고 -너무 잘 먹는다- 항구 구경을 한다.

아침에 들어온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은 아침 해로 붉게 물들고

곁에서는 조그맣게 경매가 벌어지고 한켠에선 아줌마들이 생선을 고르고 있다.

 

 

가운데 고기상자를 놓고 중개인을 중심으로 조그맣게 경매하고 있다.

 

 


대관령 휴게소로 가니 하늘은 안개로 싸여서 서리가 날리고 한 무리 등산객들은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느라 바쁘다.

우리도 곁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커피를 시키고 준비를 하는데

‘커피 하안잔을 시켜놓고~’ 아줌마가 쭈그러진 국자에 끓여주는 커피를 끓이며 흥얼거린다.

“아줌마! 오실 땐 단골손님이니까 내려올 땐 좀 싸게 해 줘~’

 

 

 

짙은 안개로 서리가 날린다

 

아침안개와 강추위로 서리꽃이 잘 피었고, 등산화에 붙은 눈덩이는 녹지 않으니 지저분하지 않아 좋다.

눈만 내놓고 얼굴을 가렸던 버프(buff)는 땀으로 거치장스러워 귀만 가리고 다 내놓는다.

 

 


‘하늘은 파랗고 눈은 하얗다 그리고 잘 올라왔다’라는 말 이외에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자령까지 왔다가 아래 골짜기로 내려가 국사당을 지나 대관령 휴게소로 내려가는지

우리처럼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올라오는 사람에 치어 내려가는 시간이 더 걸린다.

그 많은 사람들은 점심도 안 먹는지 쉬지도 않고 꾸역꾸역 올라오는데

이런데 멋모르고 분위기 잡는다고 여자친구랑 호젓이 오는 사람은

누구라도 한 사람쯤 아는 사람을 만나 들통 나겠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낄낄 웃는다.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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