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리 도선사 입구에는 등산객을 위한 음식점들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동문모임을 이곳에 있는 송원보쌈이라는 곳으로 정했을 때
속으로는 ‘무슨 모임을 고기나 횟집도 아니고 보쌈집에서 하나’ 생각했지만
음식 나오는 것을 보니 '하~ 그거 참'입니다.
돼지보쌈은 당연히 돼지고기가 좋아야겠지요.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던 전성기의 원할머니보쌈은 20년 전에도 하루 3백근을 판다고 했었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 저녁에는 옆의 중국집을 빌어 보쌈을 내곤 했었습니다.
푸짐한 양과 그당시로써는 매운 보쌈김치로 성황을 이루었었는데
원할머니 보쌈집의 보쌉김치가 미리 좀 숙성시킨 김치속을
절인 배추에 넣고 즉석에서 내온다면
이집 보쌈은 절군배추에 김치속을 넣고 함께 숙성시켜 나온다는 차이지만
둘 다 주문하면 금방 꺼내 썰어 나온 보쌈이라 맛이 있습니다.
원할머니보쌈이 기업화 되며 고기의 냄새도 덜해지고 고급화 됐지만
그래도 그 옛날 한쪽에선 돼지고기를 삶고 다른 쪽에선 부엌 시멘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배추 버무리느라 정신없던 그림을 볼 수 없어 아쉽다는 걸 사족으로 답니다.
잘 익은 돼지고기와 김치속과 친구들
비주얼이 좋습니다.
아줌마에게 찬밥 한덩이 달래서 풍덩 빠뜨려 말아먹고 싶은 물김치입니다.
들깨국
흔히 서양요리가 나오는 예식장을 나오자마자 짜장면집에 들러 짜장이나 짬뽕 한그릇 먹는다는
우스개가 있듯이 커다란 접시에 올려진 요리는 비주얼은 좋은데
뭔가 우리들 입맛을 채워주는 그 무엇이 항상 모자랍니다.
아래 파전을 보지요.
빈대떡을 전문으로 한다는 집에 가도
파전을 이 정도로 해서 내놓는 집이 별로 없습니다.
게란과 말가루를 푼 묽은 반죽을 잘 달궈진 철판에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대파와 해산물을 깐 뒤 다시 반죽을 위에 뿌려 짜르르르 센불에 익혀나오면
젓가락으로 헤칠 때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파전입니다.
김이 피어오르는 파전을 대파 듬뿍 썰어 넣은 양념장에 찍어 입안에 넣으면
혀를 델까봐 이리저리 굴리며 베이스 사이사이로 씹혀지는 오징어와 굴 그리고 대파의 단맛
바로 이 맛 때문에 날이 꾸질면 부침개가 생각나나 봅니다.
구경만 하고 싶은 맛배기 나물비빔밥
그러나 예쁠수록 건드려보고 싶은 원초적 충동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보통은 보쌈에 파전 그리고 비빔밥에 반주로 동동주까지만
하고 나오지요.
그러나 사람이 많이 가니 팥죽을 안 먹어 줄 수 없습니다
옆자리에서 먹고 있으면 안 시킬 수 없는 시각적인 맛이 대단합니다.
우리 음식 특징 중 하나가 그릇 큰 거 하나 놓고 같이 퍼서 먹지요
퍼먹어도 움푹해서 자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식 갖고 서로 싸울 일도 없지요.
기왕 먹어주는 김에 삼색칼국수까지 더 먹어 봅니다.
자 형님 한그륵, 동상도 한그륵!
내 배가 부르니 푸짐하게 담아 줍니다.
아따 때깔 지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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