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에 이어 수원화성으로 향합니다.
전에 수원화성을 관람할 때는 북문(장안문)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았습니다만
이번에는 먼저 화성행궁을 둘러보는 관계로 남포루, 서남암문, 서장대..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바퀴 돌아서 팔달문에서 관람을 종료하고 시장구경과 요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원래 성곽시설물들이 공격,방어, 경계를 목적으로 한만큼 문, 포대(루), 치, 암문 등 몇가지를 알고 있으면
다소 생소하게 보이는 구조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화성의 빼어난 볼거리는 화서문에서부터 동쪽으로 동북공심돈 사이에 있고
서장대, 서남암문, 봉돈을 추가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화성행궁쪽에서 올려다 본 서장대입니다.
1971년에 새로 지었는데 2006년도에 한 취객의 방화로 소실되었던 것입니다.
서장대, 숭례문 등 문화재 수난의 시대인 모양입니다.
저기까지 가기 전에 서남암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암문 앞에는 호리병처럼 성벽을 둘러쳐서 통로를 만들었는데 이 통로를 용도(甬道)라고 합니다.
잔디가 깔려있어 따뜻한 봄, 가을에 통로 좌우에 있는 성벽에 등을 기대고 잠시 햇볕을 느껴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 끝에 화양루가 있습니다.
암문이라 하기에는 너무 화려해서 눈에 잘 띕니다.
서장대, 편액에는 '화성장대'라 씌였습니다.
산꼭대기에 시야가 좋으니 당연히 장수가 지휘를 하던 곳이지요.
뒷에 첨성대 같은 것은 서노대입니다. 병사가 별을 관측할 리는 없겠지요.
서노대의 노(弩)는 쇠뇌 노입니다. 쉽게 말해 석궁을 말하는 것입니다.
노수가 저 위에 올라 쇠뇌를 쏩니다.
높은 곳에 올랐으니 아래를 내려다 봐야겠지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된것이 도시가 형성되고 난 후니 저렇게 유려한 성곽이 묻쳐버립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저 무미건조한 건축물들을 피할 수 있을까요?'
한폭의 동양화를 보듯이 왼쪽에서부터 화서문, 북포루, 장안문이 보입니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저렇게 문을 둘러싸고 옹성이 있으면 공격의 템포가 늦어지고
설사 문을 깨부수는 마차가 있다하더라도 추진력이 떨어지니
옹성 안에 갖힌 쥐꼴이라 할까요?
서북공심돈입니다.
높이 쌓아올려졌으니 관측이 용이하겠고 공심(空心)이라니 속은 비어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좋겠고
더구나 구멍이 있으니 총 쏘기 좋고(총안) 저 높은 누각에 대포 하나 있으면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지금부터 장안문까지는 저 사진 찍는 처자 뒤를 따라다닙니다.
화성을 소개하는 책자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 풍경입니다.
북포루입니다.
팔작지붕으로 멋들어지지요.
포루 중에서 가장 빼어난 북서포루입니다.
앞쪽으로는 우진각 지붕 안쪽으로는 맞배지붕 형태로 되어 있어 안쪽에서 보면
날렵한 자태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왼쪽 사진은 영주 부석사 범종루이고 오른쪽이 성벽 위에서 찍은 북서포루 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무기를 들고 나는데, 혹은 범종을 설치하는데 전투와 작업의 편의성을 위함이라는
신영훈님의 추측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http://yonseidc.com/2004_22/busuk.html
장안문(북문)입니다.
이렇게 옆으로 보니 위용이 대단합니다.
이렇게 길게 홈이 파져있는 걸 현안(懸眼)이라고 합니다.
끓는 물이나 기름을 부어 성벽을 오르는 적군을 데치거나 튀기는거지요.
장안문 적대에 놓여있는 홍이포라는 화포로 포구로부터 화약과 포탄을 장전하는
유럽식 화포라 하며 사정거리 700미터 정도라 합니다.
지붕 모양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가 보입니다.
북수문, 화홍문이라고 합니다.
화성(수원) 華 무지개를 뜻하는 虹 그래서 수문으로 물이 물보라를 치면
화홍관창(華虹觀漲)이라 하여 수원팔경의 하나로 꼽았답니다.
성밖으로는 용연이 있지요.
북암문과 동북포루
동북각루, 방화수류정
아무리 군인이라고 밤낮으로 훈련과 경계만 할 수 있는가?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닐기도 해야지(訪花隨柳)'
동북공심돈
화서문 곁의 서북공심돈과 달리 동북공심돈은 공심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올라가보니 지나쳤던 동장대와 동북포루가 아주 잘 보입니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고 좌우로 구비치는 성곽의 선이 아름답습니다.
서장대 뒤에 있었던 첨성대 같았던 서노대가 기억 나십니까?
이건 동북노대인데 서노대처럼 독립되어 있지 않고 치처럼 성벽으로부터 튀어나와 있습니다.
공심돈 총안에서 본 동장대 입니다.
창룡문
동장대
창룡문루에서 본 동장대입니다.
봉돈
봉돈은 봉화를 받거나 올리던 곳입니다. 위급할 때 뿐만 아니라 석양 무렵에도 맨 끝의 화덕 하나로
봉화를 올렸다 합니다.
남산(목멱산)에도 봉수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돌에 웬 낙서가 그리 많았던지...
한번 볼까요?
남산 팔각정 아래 봉수대(2003)
동이포루와 교회첨탑
동북공심돈에서부터 거대한 교회가 시야에 들어와 성전, 성채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서 맴 돌더니
결국 이 동북포루에서도 피해갈 수가 없네요.
한바퀴 돌고 원점인 팔달문 쪽으로 내려옵니다.
여기네는 팔달문 시장, 지동시장 등 여러시장이 한데 모여있어 오늘처럼 설 연휴가 아니면
사람이 붐비는 곳입니다.
장구경도 하고 배도 채우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팔달문 공사현장
마치 말을 타고 화성을 한바퀴 삥 돌아온 듯 모텔 위의 말 세마리가 수원 행궁 화성 산책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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