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후에 결혼식이 있어 시간을 맞추기 위해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진열대에 놓인 책 하나가 나의 눈을 잡아 끌엇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서울답사책인데 사진이 아니라 삽화로 서울의 구석구석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저자 소개를 보니 좀 생소했는데 모 신문에 <이장희의 여행스케치>라는 컬럼으로 연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제가 어릴 때 삽화만으로 조선시대 풍물과 생활을 그려놓은 작은 책이 하나 있어 아끼며 곁에 두고 있다
아쉽게도 분실했다가 90년대에 그보다는 내용면에서 좀 부실하긴 하지만 비슷한 책이
하나 있어 두말않고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설명은 없이 그림만 나열되어 있긴 하지만
그림은 사진이 전달해주는 건조한 사실보다도 더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면이 있지요.
대충 표지 뒤의 작가소개을 보고 건축가이겠거니 했습니다.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펜이나 연필로 조감도들을 잘 그리니 말이지요.
떨리는 선, 직선, 부드러운 선 , 굵은 선, 가는 선...을 구사해가며 말입니다.
그저 건축가니까 사진대신 그림으로 서울의 구석구석을 이야기하는 것이겠거니
딱 그 정도의 흥미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그게 아닙니다.
서울의 역사, 건축, 문화 ... 해박한 지식과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험과 기억들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서울에 그만큼 볼만한 구석이 숨겨져 있었는지
우리들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는 풍경들에도 그런 의미가 있었는지
진흙탕에서 보석을 찾아낸 느낌입니다.
'디자인'이라는 생뚱맞은 화두가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앞에 튀어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거리에서는 노점상들이 뒷골목으로 밀려나고 그저 깨끗한 것, 이쁜 것, 눈에 띄는 것들을
나열해놓는 듯한, 얼이 빠진 하드웨어적인 조형물을 늘어 놓아 산만해지는
그런 것들 말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특징이 없어진 도시에 어떻게 정을 붙여야 할지 조용히 우리에게 속삭여 주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서울이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삽화에도 사진적인 요소가 끼어있어 흥미롭지만 위와같이 삽화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하반신도 재미있습니다.
실려있는 기사를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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