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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창신동과 네발 집에서 두발?

fotomani 2013. 7. 2. 11:56

 

 

지난 토요일 마포 공덕동에 갈 일이 있어 중간에 내려 서울역사박물관에 들렀습니다.

도심 고층빌딩 숲속에서 아이들이 바닥분수를 즐길 수 있다는게 무척 신기합니다.

 

 

원래 서울역사박물관 기획프로그램 5번째인 '반세기 종합전 5- 메이드인 창신동'을 보려고

들렀던 것인데 갈라콘서트와 '개항, 전쟁 그리고 한국근대건축'이라는 전시회가 같이 열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공사관의 온전한 모습을 모형으로나마 볼 수 있습니다.

 

 

언제 사진입니까? 신세계백화전에는 PX 간판이 걸려있고

거리엔 군용트럭이 지나고 있습니다. 

 

 

한옥을 근대건축과 접목시킨 조승원의 '한국목조건축설계원론'. 팜플렛에 보면

"선생님께서는 배우실 때 어떤 방법으로 배우시고 이치를 터득하셨습니까?"

 

"지필과 자는 구조의 이치를 깨우친 다음에야 소용될 터이니까 당장 준비할 필요가 없고,

우선 돗자리 한장과 목침 한 개만 준비하면 돼, 알고 싶은 건물을 찾아가서,

그 처마 밑에 돗자리를 깔고 목침을 베고 누운 다음에, 자네가 그 건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또 관조해 보게나. 백일동안 작정하고 말이야. 온갖 잡념을 버리고 그 건물 밑에서부터

위로 차례차례 짜맞춘 것들을 샅샅이 살피면서 그것들을 자네 머릿 속에 새겨 두노라면,

자네는 어느 날엔가 홀연히 그 질서 정연하고 간단한 이치를 깨우치게 될 걸세."

 

조승원은 콘크리트 5층건물에 한옥 팔작지붕을 얹져 유명한 옛 서울여상을 지은 건축가로

윗글은 1920년대 스승 도목수 한성룡과의 대화였다는데

대목(한옥)을 공부한 사람이면 이 이야기가 무얼 의미하는 지 

얼마나 피부에 와닿는 절절한 말인지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윗줄 가운데 광고지를 보면 '철도페인트 공업주식회사'의 스티로폴 광고인데

저 시대에 스티로폴이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장기인의 '목조'라는 책은 한옥을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이고

강화 고려왕궁은 아직도 복원이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분이 관계하셨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김중업의 프랑스 대사관

 

 

김중업의 건축일기

 

 

 

김수근의 부여 박물관

 

 

김중업과 김수근. 뗄래야 뗄 수없는 한국 현대건축의 두 거목.....

아마 이 두분에 관한 비교논문이 수두룩할 겁니다.

 

 

서울 역사박물관의 기획전인 반세기 종합전 5 - 메이드인 창신동

종로엘레지, 강남 40년, 명동이야기를 거쳐 창신동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전 기획전과 달리 박물관 내 전시 외에 창신동 현장에서 '도시의 산책자'라 하여

토요일은 문화해설사의 설명으로 투어를 하고 평일에는 음성안내기를 주어

요소요소 찾아가며 주민들의 목소리로 해설을 들을 수 있게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 평화시장에 있던 소규모 봉제공장들이 이곳으로 들어와

현재는 3천여개의 봉제공장이 모여 그들만의 정서가 소롯이 배어있는 동네지요.

 

 

 

이렇게 전시와 마을투어 프로그램을 갖게 된데에는 청년 사회적 기업 '러닝투런'의

신윤예, 홍성재씨의 힘이 한몫을 했다합니다. 

 

 

젊은 예술가와 지역을 연계함으로써 작은 메세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침체된 마을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은 이제 첫발걸음을 뗀 것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기왕이면 '메이드인 창신동'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공동작업으로

예술가의 디자인과 창신동의 생산력을 결합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다음의 로드뷰를 이용한 가상투어.

기획전은 7월 21일까지랍니다.

재밌을 것 같은데 언제 마을투어를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웬 음식이냐구요?

서울 역사박물관을 중간에 들르게 된 것도 음식때문이었습니다.

고등동창들 월례모임을 공덕동에 있는 함경도 음식점 류경옥에서 가지기로 했는데

폭염에 미리 류경옥에 가서 냉면이든 원산장터국밥이든 미리 먹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왠일입니까? 류경옥 간판은 붙어 있는데 철판구이집으로 바뀌었습니다.

 

배는 고프고 마포갈비집에 '보양식, 삼계탕'이라 써붙였습니다.

보양식은 뭐고 삼계탕은 무어냐 물으니 그게 그거랍니다.

제가 더위 먹었는지   보양식은 보신탕 종류일 걸로 지레 짐작한 거지요.

 

 

네발 집에서 두발?

"하여간 하나 주슈~"

뽀얗게 노르스름한 국물에 담겨있는 영계는 젓가락으로도 별다른 저향없이 후루륵 뱃속을 내보입니다.

 

 

살이 잘 물러 내가 가지고 있는 입안 연조직의 힘만으로도 살이 부드럽게 해체될 지경입니다.

잘 물렀으니 고소하지요.

뼈도 잘 물러 이사이에서 잘 갈아지긴 하지만, 갈비집 삼계탕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너무 잘 물렀다는 건 오랜 기다림의 흔적에 다름이 아닙니다.

뼈 씹는 즐거움은 줄었으나, 머 그래도 배골치 않았으니 다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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