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과 돼지고기, 채소를 볶아 끓여낸 육수에 면을 삶은 요리를 보통 짬뽕이라 하며
음식이 아닌 일상용어로서의 짬뽕은 두서없이 아무 것이나 막 섞인 상태를 이른다'합니다.
저녁 나절 누가 불러주지도 않으면 좀 심심하지요. 그렇다고 오늘따라 식당에서
나홀로 밥상하기도 그렇고, 이럴 때 제일 만만한 게 짬뽕입니다.
마트에서 짬뽕에 포인트 줄 음식재료 한 두 가지와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로
위 정의에 충실하게 닥다리표 짬뽕을 만들어 봅니다.
기온이 영하 10도 전후로 오르내리던 날, 재래시장 어물전에 커다란 낙지가 3마리씩
철사줄에 꿰인 채로 꽝꽝 얼어 흩어질세라 지들끼리 꼭 껴안고 있습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아니지만 덩치나 가격이나 수입낙지일테니
타국애서 너무도 외로운 까닭이겠지요.
그거 하나 사가지고 들어와 손질해서 살짝 데쳐 먹지 않는 건 냉동칸에 넣고
냉장고 속 재료들로 짬뽕을 만듭니다.
원래 중국요리는 변형이 많습니다. 원조 짬뽕으로부터 굴짬뽕, 홍합짬뽕, 삼선짬뽕,
고기짬뽕, 꽃게짬뽕, 낙지짬뽕...등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말이지요.
국물을 내는 데 조개류 그중에서도 홍합만큼 가격도 싸고 비주얼이 좋은 음식재료가 없습니다.
기름에 고추가루와 마늘을 넣고 볶다 야채를 넣어 볶고, 거기에 통낙지와 데친 홍합을 넣고
볶습니다. 홍합국물도 조금 넣어야지요. 점도를 위해 전분도 조금 섞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나며 침이 넘어갈라치면 데친 숙주를 올리고 낙지를 가위로 큼직하게
서억썩 잘라야지요. 잘린 다리가 졸깃한 게 면 위로 떨어지면 탄력으로 튈 것 같습니다.
긁다란 다리, 이 정도면 푸짐합니다. 면은 국수가 없어 파스타로...
다음엔 홍합 한 봉다리 사서 집에 있던 돼지목살과 함께 흰 짬뽕을 만듭니다.
돼지고기를 삶는 것만으로도 국물이 되지만 홍합 삶은 물과 섞으면 조미료가 따로
필요 없지요. 기름에 마늘과 청양고추 다진 걸 볶다 목살과 채소를 넣고 볶습니다.
이때 기름을 좀 넉넉히 붓고 볶습니다. 얼큰한 붉은 짬뽕과 달리 흰 짬뽕에선
저는 부드러운 목넘김에 무게를 둡니다.
돼지목살이 노릇해질 정도로 볶아지면 홍합과 국물을 넣고 끓입니다.
다 익으면 숙주를 넣고 살짝 익힙니다.
마른 홍고추가 양념으로 들어 갔군요. 흰 짬뽕 역시 안주로 훌륭합니다.
이렇게도 먹고 저렇게도 먹다 지치면 냉동실에 있던 만두라고 온전히 남아날 수 없지요.
(만두) 짬뽕, '막섞어'라는 기본기에 충실해지는 겁니다.
그런데 프라이팬 째로 먹지 말고 덜어서, 그리고 프라이팬 이제 존 거로 갈 때 안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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