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도시인들의 꿈, 세컨드하우스

fotomani 2016. 5. 2. 11:30




올 1월쯤이었을 겁니다. 헬스클럽 회원 몇 사람이 가끔 모여 술 한잔하곤 했는데

회원 중 한 분이 청평 아침고요수목원 부근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해서

4월 하순에 집들이 한번 내려오라했는데 그게 오늘 4월 마지막 날입니다.

독립가옥이 아니라 단지에 속해있는 집이로군요.



어제 문상 가서 과음을 했는데 내비게이션도 주인 컨디션을 따라가는 지 지번을 집어 넣으면

탐색을 거부합니다. 결국 몇번이나 진입로를 찾지 못해 헤맨 후 스마트폰의 지도로

겨우 찾아 들어갑니다. 길을 헤매는 바람에 잣나무 수목원을 가지 못하고 일동 용암천에서

알콜기 빼내고 다시 돌아 왔습니다.



나머지 한 분 오시길 기다리는 동안 단지내 산책을 합니다.

다른 곳에선 이미 져버렸을 목련이 피어있는데 색깔이 특이합니다.



세컨드하우스는 꿈이지요. 오래 전 노부부가  서울근교로 내려와 퇴직금으로 집을 지어

주말이면 손주들과 함께 오붓이 지내려 했는데 아들네는 지 친구들과 내려와 한바탕 술판을

벌이고 뒤처리는  노부부에게 맡기고 떠나가 버리더라는...



집들이 몰려있어 담장 너머로 형형색색의 꽃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 분이 오시자 불을 지피고 무지막지한 꽂이에 삼겹살을 꿰어 굽습니다.

좀 가는 걸로 사시지, 저건 브라질 음식점에서 커다란 고기를 꿰가지고 다니며

칼로 썰어주는 용도의 그런 무지막지한 꽂이입니다.



처음에 꿸 때 비계가 많아 저걸 어찌 먹나 했는데 불길에서 멀리 떨어져 열을 받으니

그으름 없이 기름이 쫙 빠졌습니다. 이 양반 이거 해주고 싶어 얼마나 안달이 났었을까요?



텃밭에서 갖 따온 야채입니다. 채소도 갖 따서 먹으면 맛이 있지요.

서울 사람이 텃밭을 가꾸면 상치도 아까와 뽑아 먹지 않고 이파리만 따서 먹는데

나중엔 다 먹지도 못하고 이파리 다 뜯긴 상치 나무를 만들곤 하지요.



이집 사모님 음식 솜씨가 대단합니다. 너무 달거나 시지 않고 적당히 간이 밴

끝물 토마토 초절임.



소나무 장작을 뽀개 만든 통나무 접시. 기름기도 빨아 들이고 깨끗하고, 운치있고...

아이디어 좋습니다.



기름이 빠져 오히려 약간 퍽퍽한 듯이 느껴졌던 삼겹살은 싱싱한 야채와 맛깔스런 쌈장에

잘 어울립니다.  저걸 언제 먹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이젠 해산물로. 자주색 윈드스토퍼를 입은 분은 이 집 주인의 께백쟁이 친구랍니다.

근처에 있어 같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꽁치, 고등어, 조기 그리고 제가 가져간 가리비, 소라, 관자.



특별히 육류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입에 붙는 된장 시래기국.

된장이 맛이 있었을까요? 솜씨가 좋아서일까요?



보통 생선을 구우면 껍질이 다 벗겨지게 마련인데 저 정도 솜씨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선들이 불 위에서 춤을 추었을까요? 가리비 살 도톰하니 먹음직스럽습니다.



관자와 내장.





내 앞자리에 앉았던 관객들은 다 사라져버리고 나 홀로 무대에 남아.



아침에 황태 콩나물 해장국까지

덕분에 눈과 입과 마음과 몸이 호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발인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이미 늦어 포기하고

귀경길에 들른 가평수목원. 잣나무 숲인 줄 알았더니 개인 수목원입니다.

그런데 다음엔 못갈 것 같습니다.

'간밤에 누가 내 옆구리를 찼다는 둥, 쌍나팔 전축 소리가 우렁차다는 둥'

벌써 기피하려는 징후가 뚜렷해서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

'포토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을 비우게 만드는 해미읍성  (0) 2016.05.09
사진에 홀려 찾은 부안 직소폭포  (0) 2016.05.07
산상정원 남한산성  (0) 2016.04.26
내장탕 점심때 먹었어요. ㅎ  (0) 2016.04.13
응답하라의 그 포니?  (0) 201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