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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탕 점심때 먹었어요. ㅎ

fotomani 2016. 4. 13. 08:28

투표날입니다. 부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를 이룰 수 있는 소신있는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길 기원합니다.



지난 번 서울 둘레길 8코스를 걷고난 뒤 들렀던 <순창정육식당>이라는 곳의 내장탕입니다.

우연히 들른 집의 내장탕치고는 전문도 아닌데 실하고 맛이 괜찮아 다시 한번 더

들렀던 집이기도 합니다.



뚝배기에 펄펄 끓이다 손님상에 내기 전에 대파를 집어 넣습니다.

보통 국밥들엔 내장이 다 들어 가고 좀 더 고급엔 양지나 사태살도 넣지요.

채소류야 주인 맘내키는대로 넣어도 큰 상관 없고 맑게 끓이느냐 된장과 고추가루를 넣고

끓이느냐도 끓이는 사람 맘입니다.

잘 끓인 내장탕이라는 게 육류와 들어간 채소가 부드러워져야 숙취로 깔깔한 목구멍을

술술 타고 넘어가게 마련입니다.



요즘은 해장국도 기름기 적고 콩나물도 아삭하게 만드는 것이 트랜드가 된 듯하지만

어느 걸 먹느냐로 싸우지 말고 개성대로 그냥 손님이 골라 잡수면 됩니다.

시장 내 실비집이면서도 반찬류가 깔끔합니다. 풋마늘무침.



오이무침. 이렇게 금방 무쳐나온 듯한 반찬들을 보면 괜히 기분 좋지요.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아는 집에 얘기하면 괜히 폐끼칠까봐

모르는 집에서 곱창과 내장을 구입했습니다.

요즘은 곱창이 손질이 돼나와 수도꼭지에 곱창 한쪽을 대고 물을 흘려 속을 씻기만해도

되는 모양입니다만 처음해보는 것이라 겉을 밀가루와 소금으로 씻어내고, 

이때 '바락바락'이라는 표현들을 많이 쓰지만 곱이 다 흘러 나올까봐 그렇게는 못했습니다.

  바락바락은 대드는 모양이나 가볍게 주무르는 걸 말하는데

대들건 주무르건 쌓인 스트레스를 '바락바락' 푸는덴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위 사진은 기름을 제거할 때 곱창피막도 함께 제거한 겁니다.

피막을 제거해야 식감이 부드러워집니다.

들리는 말로는 내장은 뉴질랜드산이 최고라는데 풀을 뜯어 먹고 살아 

위장이 튼튼하기 때문이라네요.



곱창보다도 위점막에서 냄새가 더 많이 나므로 이럴 땐 정말 '바락바락' 성질내며 달겨들듯이

씻어내서 냄새가 거의 빠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곱창과 양을 한번 삶아서 

물을 버린 후 다시 맑은 물을 넣고 본격적으로 끓입니다.. 자, 뭐가 들어갔나~ 봅시다.

마늘, 대파, 뿌리. 양파, 월계수잎, 계피 조금. 후추... 이상하게 넣는 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줄어드네. 아. '특내장탕'으로 만드느라 양지도 넣었습니다.



그렇게 삶아 익힌 후 체에 거른 후 내장과 곱창, 고기는 먹기 좋게 자릅니다.

저 껍데기 완전히 벳길 걸 잘못했나요? 그럼 내장의 거친 맛이 좀 덜하겠지요?



삶을 때 생긴 육수를 체에 걸러 냄비에 넣고 양념된장, 고춧가루, 우거지를 넣고 끓입니다.



중간에 건져 먹어보니 내장탕은 최소 한 시간 이상 끓여야 고기도 부드러워지고 

국물 맛이 깊어지는 것 같더군요.



우선 급한대로 한 그릇 퍼서 이스리와 함께..   어떻습니까? 비주얼 그럴 듯하지요?

다음 날, "(아들아) 한잔 할래?" "아네요. 내장탕 점심때 먹었어요. ㅎㅎ"

술안주를 점심 때 미리 먹어서 생각이 없다는 뜻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