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세상에 살 맛 납니다.

제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 중 중요한 하나는 윗 사진처럼 나홀로 반주할 수 있는 밥상입니다.

제가 가끔 들르는 밥집의 오징어볶음 상입니다. 가격이요? 단돈 6천원. 

실비집이니 촌스럽게 MSG나 깔끔 같은 건 일단 한수 접어두시지요.

대개 밥집은 나름대로 반찬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더구나 단골쯤 되면 저렇게

생선튀김 하나 더 올리고 우엉튀김도 몇개 더 오르게 마련입니다.

이건 비밀인데 저에게만 쏘주를 2천원 받습니다.

이집은 제가 토요일 낮에 들른 집인데 그날은 안주거리가 되는 

한방삼계탕을 시키고 옆자리 아줌씨들 잡숫는 <곤드레 청국장 정식>을 보니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아줌마들 나물 더 시켜 잡숫는 걸 보니 절로 식욕이 납니다.

그래서 일부러 다음에 가서 한번 시켜보았습니다. 우선 반찬 가짓수가 장난이 아닙니다. 

곤드레 양푼, 청국장, 김치찌개, 나물들과 계란찜, 맛보기 보쌈까지... 흐뭇합니다. 

이거 얼마냐고요? 단돈 6천원.

조까지 섞인 곤드레밥입니다.

100% 국산 콩으로 만들었다는 청국장. 양이 푸짐합니다.

100% 국산 콩이란 말은 애교로 봐주지요. 청국장의 풍미는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냄새 없는 웰빙 청국장이라는데 전 냄새가 있어야 하는데...

청국장을 밥에 국자로 퍼담고 각종 나물들을 다 집어 넣고 비빕니다.

좀 심심합니다. 그렇다고 여기에 고추장을 넣을 수도 없고.

어찌됐건 돼지보쌈까지 주니 이게 웬떡입니까?

여긴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 동네 한방보쌈집입니다.

이날은 일요일 걷고 난 후 집에서 차려 먹기도 그렇고 해서 들어갔습니다.

보쌈정식을 시키니 이렇게 차려 나오는데 상당히 깔끔하고 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가 손님을 끌고 다니나요? 제 뒤로 손님이 줄줄이 들어옵니다.

주인은 경동시장에서 한약재상을 했었다는데 돼지고기는 본인이 직접 삶고

반찬은 안주인이 한답니다. 보쌈 가운데 노릇한 가루 보이시지요?

귤껍질 말려 가루로 만들어 뿌린 겁니다. 양배추 김치, 깻잎, 오이냉국이 좋았습니다.

여기 값도 알아야겠지요?  여기는 7천원.

상치, 깻잎, 깻잎절임, 무말랭이, 돼지고기, 마늘 한 쪽, 쌈장.

이 양반 거덜내려고 작정을 했나? 두 사람이 오면 1인분 무료라니?

아마 삼겹살을 들면 곁달아 나오는 식사류가 무료라는 거겠지요?

그러나 저러나 요즘같이 저 같은 개, 돼지들 짜증나게 만드는 인간들때문에

제 명에 못살 것 같은데 그래도 이분들이 날 즐겁게 해주네요.

부영숯불갈비 02-968-9979

놀뫼한방보쌈 02-990-6420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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