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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익산이지? 1 - 미륵사지

fotomani 2016. 10. 17. 08:05



부여에서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백제를 접하고 보니, 익산 미륵사지도 2007년에 한번

다녀왔지만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남부터미널에서 익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니 버스 앞창에 왕궁공단 경유라고 써있습니다.

기사께 왕궁공단이 왕궁리 맞냐 물으니 그렇답니다. 그래서 왕궁공단에 내리니

내가 생각하던 그 왕궁리 유적지와 가까운 곳이 아니라 익산 IC에서 나오자 마자 있는

<익산 왕궁 농공단지>입구입니다.  里이름은 다르지만 거기도 왕궁면이니 그리 틀린 건 

아니지요. 할 수 없지요. 또 걷는 수밖에... 

한 4 km 걸으니 금마면 소재지가 나오고 미륵사지라 써있습니다.



오른 쪽으로 꺽어돌아 또 4km 정도 가야합니다. 

이제 전라도 가로수는 메타세퀘이어가 평정하려나 봅니다.



금마면에서 저 버스를 30분 기다리느니 걷는거나 나을 것 같아 걸었는데 

지나가는 버스를 보니 마음이 흔들립니다.



버스 타고 지나면 이런 광경 못보겠지요. 길가 감나무에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어 떫은

감인 줄 알았더니  답니다. 남의 감 허락받지 않고 맛있게 먹긴 처음입니다.



안내도 한번 운치있습니다. 유화 혹은 수채화를 찍어 프린트한 안내판입니다.



정문을 닫아 놓았으면 서쪽 문으로 오라고 안내판이라도 붙여놓지, 한참 헤맸습니다.



미륵사는 1탑 1금당 형식의 가람을 3개 병렬로 배치한 형태입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2개의 연못 - 중문 -양쪽 2개의 석탑과 가운데 규모가 큰 목탑- 

3개의 금당 - 1 개의 강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금마지역은 무왕의 성장지이자 일대에 왕궁리 유적(절과 궁터)와 제석사지, 

오금산성 등 국가적 역량을 쏟은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랍니다.

무왕이 그만큼 중요시 했다는 말이지요.



이 동탑은 아예 없어진 탑을 새로 복원한 것입니다. 당간지주는 신라 시대 것이고요.

당간지주와 석탑 사이 계단에 중문이 있었겠군요.

알고보니 동탑 복원은 노태우 대통령 공약 중 하나였었군요. 문화재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1부터 1993년까지 26.67 m 9층석탑으로 복원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부근에서 탑 꼭대가 장식을 받치는 노반석이 발견되어 그것에 근거하여

 9층으로 복원한 것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그동안 서탑을 기준으로 7층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무왕부부가 사자사로 가던 도중 용화산 밑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나타났는데, 왕비의 부탁을 

받고 여기에 용화삼회설에 따라 연못을 메우고 세개의 탑과 금당을 세웠다 합니다. 

(용화삼회설: 미륵불이 미래의 세상에 내려와 세 번의 설법을 통해 중생을 구제한다는 설)

원래 습지였던 곳이어서 배수시설이 잘 돼있고 금당 아래는 1m 정도 높이의 빈 공간을 

만들어 통기를 시켰는데 미륵은 미르, 즉 용을 상징해서 연못의 용이 금당에 머무르도록 

하는 통로라는 그럴 듯한 해설도 덧붙입니다. 



1915년 일제가 부숴진 부분을 콘크리트로 보강해놓은 사진입니다.

저 콘크리트는 2002년부터 10년간 떼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무려 185톤에 이르렀다고 하고,

다 버리려다 아픈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 일부 다섯 더미는 남겨 두었다 합니다.



석탑 실측과 해체조사를 위해 가설 덧집과 목재 비계를 설치하고 천장에는 

호이스트를 설치했습니다. 



덧집 안의 모습입니다. 현재는 기단부와 1층부분까지 복원한 것 같습니다.



2007년도 답사 갔을 때 모습입니다. 한창 해체가 진행 중이군요.



2009년 해체작업중 사리호, 금제사리봉영기, 청동합 등 다양한 공양품이 나왔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1층은 十자형 공간으로 가운데 심주석이 있는데 이 심주석 속에 

공간이 있어 이 사리공에 사리장엄이 있었던 것이지요. 심주석에는 중심을 맞추기 위한

 十자 먹선과 석회로 밀봉한 흔적이 발견됐다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도굴한 흔적이 있었다 하는데 심주석 주변 바닥 판석을 들춘 흔적이 있지만

이렇게 밀봉돼 2층 옥개석으로 누르고 있으니 도굴할 수가 없었겠지요.



덧집 2층에서 본 미륵사지 동탑 전경입니다. 동탑 앞의 장방형 둔덕은 

중원(가운데 가람)의 목탑지 입니다.



콘크리트를 제거한 후 모습을 스케치한 것입니다. 요즘은 발굴할 때 스케치는 물론

3D 스캔을 떠서 그것에 기초해 정밀한 축소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스케치도 그냥 그린 게 아니라 그것에 근거한 것이지요. 세월 좋아졌습니다.



건립 상상도



축소모형. 좌우 석탑도 큰 편인데 가운데 목탑은 더 웅장했던 모양입니다.

미륵사지는 2015년 7월 4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1탑 1금당을 3개 병렬로 배치한 것 보이십니까?



미륵사지 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으로 목탑 만드는 방식을 응용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2010년 해체가 완료되었고

2013년부터 복원이 진행되고 있답니다. 석탑은 동북쪽 귀퉁이 6층까지 남아있어 정확한

모습은 알 수 없지만 본래는 9층이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석탑은 왜 이렇게 파손되었을까요? 경주에 이번에 일어난 지진으로 석가탑이

흔들렸다고 하는데 미륵사지 석탑도 지진으로 붕괴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동탑은 왜 완전히 부서졌을까요? 게다가 석탑 1기당 4천여점의 석재가 필요한데

동탑 부근에서 1200여 점의 석재밖에 수집을 못했답니다.



사리장엄구를 수습하는 모습입니다. 



사리호(壺)와 사리내호. 호는 병을 말함입니다. 문양이며 형태가 대단합니다.

저걸 처음 발견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요? 



유리 구슬과 목걸이에 꿰는 금제 구슬입니다.

그러고 보니 동탑이 온전히 있었으면 그 심주석 속에는 또 어떤 공양물이 들어 있었는지

세속적인 궁금증이 생깁니다. 



사리봉영기에 백제 무왕의 왕비인 <사택덕적>의 따님이 기해년(639)에 사리를 모시고

절을 세워 무왕과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륵사 창건을 권한 무왕의 비가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가 아니라 좌평 

사택덕적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만 당시에는 왕이 비를 2명 둘 수 있다해서

다른 한 사람은 그대로 선화공주일 것이라는 추측은 그대로 유보해두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무왕이 익산에 왕궁을 건립했다'는데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리봉영기에는 639년에 미륵사 석탑에 사리를 모셨는데 이 해에 익산 제석사에 

큰 불이 나 제석사에 모신 사리함을 왕궁리 유적지의 오층탑으로 옮깁니다. 

무왕 즉위기간은 600-641인데 639년에는 왕궁리에 오층석탑이 있었다는 것은 

궁이 없어지고 절이 존재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무왕 재위기간에 왕궁도 짓고 

궁이 없어진 후 거기에 사찰을 세웠다? 그런 대역사가 같은 장소에서 41년 사이에 

이루어지긴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닐까요? 

대 사찰을 창건하는데 그 당시 기술로 얼마나 걸릴까요? 무왕이 사자사로 가는 도중 

왕비의 권유로 미륵사 건립을 권유받았다했는데, 이 때 무왕은 사자사가 아니라 

왕궁리 왕성으로 가는 도중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왕궁은 위덕왕 때 이미 건립되어 1국 2도 형태로 운영되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공양물 중 하나인 관꾸미개, 



이건 백제 것은 아니고 동원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때 숫막새랍니다.

흔히 보지 못하는 처음 보는 문양이라 올려봤습니다.



이번엔 버스를 타고 금마면으로 들어왔습니다. 목욕탕 이름도 마한, 뿌리를 잊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내를 한 바퀴 돌았으나 식당이란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아무리 일요일이라도 그렇지 나 같은 사람은 우짜라고...ㅜㅜ



겨우 시장 안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고물선풍기를 재활용한 소주박스 선풍기, 회전과 강약조절은 생략하고 그냥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되는 심플 선풍기. 



동네사람들과 막걸리 푸던 주인장께 뭘 잘하냐 물으니 소머리국밥이 먹을만 하답니다.



반찬은 깔끔하니 좋습니다.



그러나 소머리국밥은 여엉~~ 그저 배곯지 않아 감사하다는 기도와 함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미륵사지 안에서 뱅글뱅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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