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뭔가 2% 빠지는 막국수집 둘

fotomani 2018. 7. 16. 10:10



사람이 나약해진 것인지 주제 파악 못하는 인간에 대한 작은 경고인지 찜통입니다.

그저 나 같은 잡초에겐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몸으로 느끼는 대로 안일만 좆을 뿐입니다.

둘레길을 걷고 시내로 들어오면서 가끔 메밀국수 전단지만 받았을 뿐인데

찜통 더위에 유혹의 손길이 바퀴벌레처럼 스멀스멀 기어 나옵니다.



청량리역 1번 출구 바로 곁, 지극히 청량리스러운 댄스 교습소, 성인 전화방, 실비 이발소 

간판 사이로 메밀막국수 집이 보입니다.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실내는 깨끗하고 벽은 막걸리 병으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장수와 봉평은 그렇더라도 뜬금없이 진도 울금막걸리는 ???



메밀차와  맛뵈기 보리밥이 배시시 얼굴을 내밉니다.



매끄럽게 윤기나는 보리밥에 강된장과 열무김치를 올려 놓습니다.



그럴 듯하지만 이럴 땐 열무김치가 시큼하니 푹 익어야 제 맛이지요.

식초를 넣을 걸 그랬나요?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잘 먹었습니다.



본 메뉴 비빔냉면이 나왔습니다. 고명으로 메밀싹을 올려놓으니 그럴 듯합니다.



육수를 들이붓고 열무김치를 다 쓸어 넣고 비빕니다.

역시 설 익은 열무김치가 아쉽습니다.



참기름이 더 들어가면 좋을 뻔했습니다. 보리밥이 돋보이는 집이네요.

반주로는 약하더라도 그거 때문에 다시 들릴 듯합니다.



이 집도 경동시장 안에서 유명한 집 중 하나인데 옆집 함흥냉면 중독성이 너무 강해 

곁눈질도 주지 않다가 판문점 회담 며칠 뒤 '평양식 메밀냉면' 자리에 엉뚱하게도

'옥류관 평양냉면 40년 전통' 이란 같은 크기의 현수막을 내걸어 내 눈길을 잡아끌었습니다.

원래 옥호는 '춘천메밀막국수'인데 전수 받은 냉면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탓인지 

'평양식 메밀냉면'이란 알듯 모를듯한 현수막을 내걸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입니다. 며칠 전 모 방송사에서 녹화한 방송이 이 프로 다음에 재방되는 지

주인 아줌마가 들떠 주문 순서를 뒤바꾸는 바람에 내 냉면이 제일 늦게 나옵니다.

'미안해요~ 대신 사리를 더 넣어 드렸어요~'



면수는 너무 탁하고 짙습니다. 오래 끓인 면이 풀어진 맛입니다.

면수는 조선 간장으로 간하고 휘휘 저어 먹으면 왔단데 간장이 없습니다.



닭고기 대신 돼지수육이 올라옵니다.



따로 나오는 닭고기 베이스의 얼음 육수를 넣고 비벼 먹습니다.

절인 오이는 오돌하니 식감 좋고 냉면무김치도 시지 않아 좋습니다. 

양념색깔은 빨갛지만 맵지 않고 좀 싱거운 편입니다.

전 가급적 식초나 겨자를 넣어 먹지 않는데 이게 필요한 막국수입니다.

메밀막국수로 불리자니 근본을 몰라주어 억울하고 평양냉면을 내세우자니 뭔가 빠지는...

그러나 막국수 사리와 냉면 사리는 엄연히 맛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지요.

그러나 가격은 참으로 착합니다. 차라리 이참에 '평양식 메밀냉면' 떼버리고

값을 좀 올리더라도 비빔에 닭무침 듬뿍 올려 혼술도 가능케 하면 대박일텐데...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포토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에서 걸어 볼까요?  (0) 2018.07.28
군만두가 심상치 않은 중국집  (0) 2018.07.24
이어 걷는 도심 산책길  (0) 2018.07.10
갈구하라. 찾을 것이니  (0) 2018.07.03
심심풀이 어묵  (0) 2018.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