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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로 먹어줄 만한 평양냉면

fotomani 2018. 8. 14. 10:11

요즘 날씨는 햇빛 속이 아니라 건식 사우나 속에서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생각 같아선 매일 저녁 시워언한 냉면으로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주고 싶어도

잘 한다는 냉면집 찾아간다는 것도 일이니 그냥 또 밥으로 때웁니다.



집에서 가끔 냉면을 해서 잡숴보십니까? 

전 설탕 덩어리 음료수 대신 냉면 육수가 더 낫지 않을까 해서 냉장실 육수를 먹었다가

원색적인 식초 맛과 조미료 맛에 데인 후로는 먹지 않았습니다.


전에는 유명 냉면집을 뒤지고 다니며 내 입맛에 맞는 냉면을 찾았지만 판문점에서

모란각 냉면을 선보인 이후로는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원조 냉면 맛이 그렇게 변했다면 원래 맛을 찾는다는 게 부질없는 짓이라는 거지요.

이제는 내 입맛에 맞는 냉면이 제대로 된 평양 냉면입니다.


요즘 마트냉면 사리 맛은 유명 음식점에 뒤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육수지요.

냉면 육수는 크게 양지, 닭, 동치미 혹 꿩 육수... 등을 혼합해 사용합니다.

내가 일일이 다 만들 순 없고 손 쉬운 방법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마트표 양지 육수와 냉면에 포함된 육수를 섞어서 비스무리하게 만드는 겁니다.



양지 육수를 붓고 식초와 조미료 맛이 약간 중화될 만큼 부된 육수를 붑니다.

과연 먹어줄 만한 육수 맛이 나올까요? 약간 심심하긴 하지만 동봉된 육수보단 낫습니다.



물이 팔팔 끓으면 사리를 넣고 40-50초 정도 삶습니다.

어떤 분은 30초 정도 삶고 찬 물을 부은 후 다시 끓으면 꺼낸다고 합니다.



냉동실에서 얼려두었던 육수를 붓습니다.

오늘은 아순대로 이 정도에서 끝내는데 조금 신경 쓰면 만3천 원짜리는 아니더라도

8 천원짜리로 그런대로 괜찮은 냉면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아껴가며 먹는 편육 두 조각 대신 안주 삼아 푸짐하게 먹게 양지를 삶습니다.

냉면 삶는 게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니 고명으로 미리 냉면 김치도 준비하고

삶은 달걀도 껍질을 벗기지 않으면 며칠 사이에 상하지 않으니 준비해 놓을겁니다. 



양지 국물에서 향신료(계피)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아 처음 만들어보는 냉면 육수에 

이걸 사용하는 무모함은 버리고 고기만 편육으로 씁니다. 육질이 약간 단단해졌습니다.

슬라이스로 썰어 마르지 않게 육수를 잠길 만큼 부어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냄새나는 닥다리표 양지 국물 대신 마트표 양지 육수를 동치미 육수와 함께 섞습니다.



유명 쉐프가 만든다는 양지 농축액입니다.

양지 농축액 30% 정도 들어갔다 하나 이거 100% 믿을 순 없겠지요.

그러나 위에서도 본 것처럼 양지를 넣고 삶아도 이런 육수 맛 따라가기 힘듭니다.

MSG가 무조건 안된다는 분은 여기서 스톱하고 냉면집으로 가서 드시고

그 정도면 눈 감아주겠다는 분은 계속 진행하십시오.



전 반숙을 좋아해서 10분 정도 계란을 삶습니다.



냉면 김치는 무를 얇게 썰어 설탕과 소금물에 재워둡니다.

준비 끝




어제 다 준비해 놓으셨죠?

'오늘' 냉면 하나 말아 먹어 보겠습니다. 냉면 사리 삶아서 찬 물에 씻어서 그릇에 담습니다.

냉장고에서 무김치를 꺼내 얹고 편육 얹고 계란 껍데기 벗긴 후 반 잘라 올리고

흐뜨러지지 않게 살얼음 낀 육수를 살살 붓습니다.

다 됐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걸렸지요? 아마 5분도 안될 겁니다.



 찔끔짤끔 숫자를 세가며 아껴 먹지 않아도 되는 고소한 양지와 시원한 무 김치,

매끄러운 냉면 사리를 감칠 맛 나는 육수와 함께 터질듯이 입에 넣고 후루륵  쩝쩝.

마트표 양지 육수를 썼으니 MSG가 잔뜩 들어갔을 가능성 농후합니다.

그러나 간편하게 먹으려 하는 건데 여름에 가스불 켜놓고 

맛으로 따라가지도 못할 육수 국물 만들라는 소리는 못하겠네요. 

자랑스레 내놓을 냉면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집에서 먹는 냉면치고는 그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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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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