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강추 한강 생태공원 그리고 보리밥

fotomani 2019. 7. 23. 07:50



이번 태풍은 강도가 약한지 서울 중부 지방으로는 바람도 세지 않고 비의 양도 그리 많질 않습니다.

오늘은 행주산성을 올라 윗 사진의 창릉천 수위 관측소 옆 계단길로 내려오려 했으나

너무 일찍 간 관계로 문을 열지 않아 창릉천 하류 산책로부터 시작해 봅니다.

자유로 교각 아래 한강 쪽으로 조그맣게 수위관측소 원형탑이 보입니다.



방화대교 아래를 지나자마자 정원 같은 산책로가 나옵니다.



행주산성 방화대교부터 가양대교 사이를 고양대덕생태공원이라 부르는데

바이크 라이더들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걷는 사람은 흔치 않은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늘과 숲, 습지가 있는 아름다운 산책 코스입니다.



그래서 숲길은 낚시꾼들만 찾을 뿐 자전거 도로와도 떨어져 한적합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고양누리길 소책자에 소개도 안된 산책로였습니다.



위 표지판 설명처럼 <꽃범의 꼬리>라는 꽃인데 고개가 갸웃거릴 만큼 이름이 생뚱맞습니다.



그동안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있어 양쪽 모두에 관리가 잘 되지 않던 곳이었는데 

고양시에서 고양대덕생태공원으로 이름을 바꾸며 손 보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으로 남는 게 나을 것 같지만 힘들겠지요.



제 점수로 한강 다리 중 가장 잘 생긴 다리로 노을이 지면 볼만하겠습니다.



고양대덕생태공원은 억새풀 엄청 많습니다. 가을에는 장관일 겁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지만 나보다 훨씬 프로다운 느낌이 드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공항철도가 지나는 마곡대교를 지나며 난지생태공원으로 들어 가는데 

고양대곡공원 처럼 습지가 많아 곳곳에 이런 방부목 산책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날이 우중충해지며 비가 오면 나는 왜 백열등 켜진 온돌방에 앉아 

처마에서 마사토 마당으로 떨어지는 낙수를 쳐다보며 한잔 곁들인 매운탕 생각만 날까요?



맑은 날엔 얼굴에 들러붙은 걸 손으로 떼어내야 하는 애물단지 

오늘 같은 날엔 눈길로 구슬을 엮는 예술 작품







보슬비가 만들어낸 보석, 이게 뭘까요?



한강 산책로 중 이 정도 그늘을 제공하는 구간이 별로 없을 겁니다.

비 온 뒤라 더욱 깨끗합니다. 



3종 마라톤 대회입니다. '화이팅'을 외치는 행사 요원에게 주관사가 어디냐 물어보니 대꾸도 안 합니다.

이래서 나이 많은 사람은 말수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뭐 먹을래?', '응, 여기 경치 조아~'



자유로를 건너 하늘공원 한강쪽 둘레길인 메타세퀘이어 길로 들어섭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쪽으로 가는 산책로도 마닐라삼 매트로 새로 정비 했습니다.



유명한 개천변이나 강변 산책로의 약점은 그늘이 없는 겁니다. 뙤약볕에서 걸을 생각을 하면 끔찍하지요.

그런 점에서 하늘공원에서부터 행주산성 까지 강변 산책로는 여름에 강추입니다.

더구나 행주산성 초입에 잔치국수나 콩국수는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태도 동태보다는 생태가 더 비싸고 귀한 것처럼 공원도 생태가 좋은 것일까요?

능곡역에서는 행주산성까지 011 마을버스로, 하늘공원은 6호선 마포구청역이나 상암월드컵공원역을 이용



이번 산책엔 마포구청 앞 김치찌개를 들었지만 전날 토요일 금촌통일시장 내 보리밥집을 소개합니다.

파주삼릉에 갔다 문을 닫아 맛을 못 본 <우리집갈비>를 비 오는 날 안주 삼아 쏘주 한잔하려고

전날 확인 전화 후 아침 일찍 찾으니 12시부터 손님 받기 시작한답니다.

전날 이번 일요일 하느냐 물으니 힘들어서 쉬려 한다는 말을 듣고 

손님 많으니 아침부터 영업하겠지 하고 토요일 찾아 간 것인데 그런 함정이 있을 줄이야?

사우나에 들어가 시간을 죽이고  먹고 가려다 배가 너무 고파 '강된장 보리 비빔밥'에 들어 갑니다.



내가 첫 손님입니다. 우와 이거 괜찮네요. 반찬가게를 겸하고 있어 반찬 깔끔합니다.

열무김치, 무채나물, 참나물, 오징어 꼴뚜기젓, 멸치꽈리고추볶음, 콩장, 호박나물볶음, 새송이버섯.



강된장이 아니고 무슨 된장찌개를 국처럼 푸짐하게 뚝배기에 끓여 내옵니다.



국수말이 해 먹고 싶은 시원한 열무김치



나물은 모두 보리밥 위에 올리고 국자로 사정 없이 된장찌개를 뿌립니다.

막걸리가 왔단데 어제 수퍼에서 가져 왔다는데 닷새나 지났습니다. 이스리 빨간 놈으로.



썩썩 비벼 먹는 걸 본 주인아줌, 밥 더 들겠냐 묻습니다.

결국 된장을 조금 삽니다. 의례 장단콩 파주 된장이겠거니 했는데 솔직히 말해 김포된장이랍니다.

다음에 <우리집갈비> 꼭 먹어보고야 말거야.



날씨도 덥지 않고 상쾌하게 걸었습니다. 집에 들어 가기 전에 사우나에나 들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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