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발자취2-추억의 간극-태백순대

fotomani 2019. 8. 8. 11:38



하늘숲길 산책을 마치고 검룡소로 갑니다.

검룡소는 야생화로 유명한 곰배령과 견줄만한 야생화 탐방코스 분주령 종착지입니다.

거의 곰배령과 비슷한 지형입니다.



위 안내문처럼 두문동재로부터 시작하여 금대봉,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로 내려와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씻으면 그게 신선놀음이지요.



기억엔 검룡소가 길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은데 한참 걸어 들어 갑니다.

전엔 분주령에서 내려와서 거리감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확인해보니 편도 1.5 km정도입니다.



가운데 상단 이끼 낀 동그란 돌 아래  물 속 사각형 작은 구멍 같은 곳이 물이 솟아 나오는 곳입니다.

좀 더 큰 沼에 용트림을 하며 물이 솟아 올랐는데 용출량이 줄었는지 잔 물결밖에 없어 실망입니다.



다리가 없었을 때는 3-4 m 폭 개울을 건너는데도 뼈속까지 시려오는 한기가 발목으로부터 

등골을 따라 올라오는 듯한 느낌에 큰 강의 물이 솟아 나오는 것이라 역시 다르구나 감탄했습니다.

검룡소부터 주차장까지 난간으로 꽁꽁 싸매 사람 들어가서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건 좋은데

한 군데 쯤 지정해 솟구쳐 나오는 한강의 생동감을 느껴 볼 수 있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검룡소 계곡에서도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매봉산 고냉지채소밭(바람의 언덕)으로 갑니다.

단지 내 차도가 거의 일방통행로라 입구 삼수령에서 태백시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로 올라가야 합니다.

여름 성수기에 운행한답니다. 아마 전국 고냉지 채소밭도 거의 모두 만원일 듯합니다.



점심을 먹지 못하고 계속 일정을 강행한 관계로 잠시 인증셧만 찍고 태백시로 갑니다.



광장시장 순대에 길들여진 입맛에 생전 처음 지방에서 맛있게 먹어본 태백 황지시장 순대.

사실 태백으로 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태백 순대는 어떤 맛으로 변했을까 궁금해서였습니다.

아직도 직접 소를 만들어 내장에 집어 넣어 만듭니다. 순대와 간으로 만 원어치 포장합니다. 



추억은 약간의 망각과 과장이 가미되어 아름답게 포장되는 것일까요?

지금의 태백 순대는 생각보다 감칠 맛이 덜한 약간 매운 순대로 변했습니다.

맛으로 따지자면 중간 정도, 그러나 가격을 보면 더 이상의 요구는 무리입니다.

나머지는 집으로 가져와 다 먹었으니 맛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요. 



다음 날은 서울로 돌아오며 관광지를 몇 군데 들르기로 했습니다.

영월 중앙시장으로 갑니다. 천막은 없어지고 번듯한 건물이 먹거리촌으로 바뀌었습니다.

앞에 앉은 분도 서부시장에 올챙이국수 먹으러 가기 전에 지나치면 아쉬울 것 같아 

배추전과 전병을 들기 위해 자리 잡았습니다. 그 양반 여행 한번 제대로 합니다.



기름 두른 번철에 부추 3-4줄기, 양 쪽으로 배춧잎 2장 깔고 묽은 메밀반죽을 둥그렇게 깔고 노릇하게 부칩니다.



횟집이나 홍어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배추전은 맛이 별로여서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메밀과 양념장 때문인지 은근히 입안에 퍼지는 뒷맛이 고소합니다.



김치와 당면까지 넣은 소를 얇은 메밀 껍질 위에 올리고 전병을 만듭니다.

 


맛은 진화하는 모양입니다. 옛날과 맛이 달라진 것 같다 하니 그렇답니다.

전엔 당면도 안 들어가고 매웠는데 지금은 넣는 김치도 다르고 약간 달싸하답니다.

음식값 내는 세대 입맛에 맞추는 것일까요? ㅎ



영월을 지나며 청령포는 가봤어도 장릉은 가 보질 못했습니다.

능의 배치가 독특합니다. 봉분은 거의 동쪽을 향했고 홍살문, 정자각은 북향으로 수직 교차합니다.

비운의 단종을 은유하는 배치일까요?



오랜만에 가보니 선돌을 한반도지형인가 했습니다.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젠 대한민국 웬만한 곳엔 설 익은 '나도' 한반도지형이 하나씩 다 있습니다.



요즘은 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절이 왜 그리 많은 지 모르겠지만 영월 주천 사자산 법흥사는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입니다. 거기까지 들렸다 가려니 시간이 어정쩡합니다.

입구 <무릉도원>이 있는 요선암까지만 갑니다. 2004년 사진입니다.

뚱뚱한 오리처럼 생긴 바위 복부에 마애불을 새겼습니다.




요선암 아래를 지나는 주천강 지류에 기암으로 이루어진 무릉도원(지명)이 있습니다.

청송의 백석탄보다도 바위 형태가 유려합니다.



2004년만 해도 사람들이 그리 찾지 않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이렇게 많습니다.

세월이 변한 거지요.



점심을 때우려 주천에 들어갑니다. 주천도 말그대로 지명이 酒泉입니다.

2007년부터인가 5백평 정도 되는 광장을 가진 주천시장을 중심으로 한우촌이 생겨 매년 축제를 해오며

한우촌이 유명해졌습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다 차림비를 내고 구워 먹는 방식이지요.

전 이 방식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갈비탕이나 설렁탕은 건지지 않을까 싶어 둘러 보았습니다.



그런데 간판에 갈비탕, 설렁탕이 써있긴 해도 솥 걸어 놓고 파는 데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작은 거 하나 사 들고 들어갑니다. 때우려다 호강합니다.



때깔은 좋습니다.



그러나 고소한 맛은 글쎄~~ 내가 잘못 골랐나?



곁에 몇 번 와본 듯한 한 무리 손님이 들어오더니 고기는 조금만 구워 먹고 된장찌개를 달랍니다.

'된장찌개가 그렇게 맛이 있나?' 그래서 나도 3천원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이게 물건입니다.

강원도 막장에 대파와 고추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막장으로 찌개를 하면 보통 씁쓰름하면서 비릿한 맛이 올라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맛깔스러우면서 개운, 시워언합니다. 된장찌개만 따로 팔 진 않겠지?



올라오다 황둔을 지나치는데 그제서야 황둔 막국수가 생각납니다.

황둔은 찐빵으로 유명한 곳인데 생뚱맞게 막국수집이 하나 있습니다.

제 입맛엔 봉평 것보다 나았던 것 같은데 2004년 사진입니다.

이거 먹지 왜 그랬냐고요? 생각이 나지도 않았지만 찌개와 맞바꿀거냐 한다면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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