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느긋 널널 트레킹-선암골

fotomani 2019. 8. 19. 09:18



지난 주 모 여행사 덕산기 계곡(정선) 트레킹이 불발되고 광복절에 가는 상품이 있는가 확인해보니

단양 선암골 생태유람길 트레킹이 있답니다. 



시청 앞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여 舊단양인 단성면사무소 소재지 생활 체육공원을 들릅니다.

건대 학생들의 도움으로 벽화가 그려졌는지<건국대벽화*>라 써있습니다.



원래 벽화가 있는 체육공원이나 소선암 오토캠핑장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식당을 그 부근에 잡아

도착지인 벌천 삼거리까지 버스로 올라가 거기서부터 거꾸로 내려 옵니다.

버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핵심 영어로 훑어보고

걸어 내려가며 천천히 종합 영어로 감상합니다.

기사 분은 이곳이 처음인 듯 이 계곡에 절이 그렇게 많아요 라고 묻습니다.

하긴 仙의 지혜로움이 巖을 덮을 정도면 庵이 될 듯도 합니다.



칡꽃은 처음 봅니다. 곁다리로 사는 기생 식물의 꽃이 이리 아름다울 줄이야?

평소 숙취를 다스려주는 선행에 대한 보답일까?



단양에서 벌천리까지 들어오는 버스가 있습니다. 6시부터 1-2시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있군요.

좀 불편하긴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둘레길과 등산로에 기여한 방부목의 역할이 큽니다.

어딘가에 방부목 기념비라도 세워야 되는 것 아닌가요?



멀리서 봐야 상선암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새마을 슬레이트 지붕이 농촌 풍경 일부가 됐듯 콘크리트 축대도 이젠 자연의 일부가 된 것일까요? 

그래도 안전망처럼 거슬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고 방지를 위해서 라면 망이 있어야겠지요.

번거롭긴 하지만 마음의 지우개로 지우고 감상합니다.



선암계곡은 월악산과 직선거리로도 18 km 정도 떨어졌고  1 천 미터 전후 산들로 둘러싸여

연관성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기가 월악산 국립공원 단양지구랍니다.



중선암 옥렴대



바위에 새긴 글은 4군(단양, 영춘, 제천, 청풍)의 강산이 아름답고 삼선의 수석이 빼어나다라는 뜻이랍니다.

四郡江山 三仙水石을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분?



중선암 출렁다리



쌓아 놓은 소박한 돌탑들이 마치 사람처럼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계곡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이나 하마 목살 같은 주름을 보여주는 기암. 박00의 작품이랍니다(?) 인간이란...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절경입니다. 그런데 붉은 빛을 띈 절벽이 많이 보입니다.

단양 지명은 적산현(赤山縣) → 적성현(赤城懸) → 단산현(丹山懸) → 단양군(丹陽郡)으로 변했다 합니다.

모두 붉은 산의 의미로 사인암, 선암계곡의 절벽과 산이 붉은 빛을 띄는 것과 관계있다 할 것 입니다.



저 너럭바위에서 미끄럼을 타면 '빤쓰가 빵꾸' 날까요?



역시 자연은 사람이란 양념이 있어야 제 맛이 납니다



나는 아직도 어린가 봐 그런가 봐

흰 구름 흘러가고 나는 어지러워



들깨 잘 자랐습니다. 연한 이파리 하나 잘근 씹으니 입안이 온통 싱그러운 산골입니다



엄마는 올갱이 잡기에 여념 없고 아이들은 물장구 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날도 흐려서 아이들 입술이 새파래지지 않을까 했는데 산골짜기 물 치곤 차질 않습니다.






기사 분 포함 모두 14 명이 갔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이 여행사 단골로 모두 구면인 듯 했습니다.

인간이 토목을 한 이래 험한 날씨에 다리 밑이 가장 아늑한 곳이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리 상판에서 주르르 흘러내리는 빗물이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듭니다.

나 혼자 걸을 때면 따로 쉬는 시간이 없이 사진 찍고 밥 먹는 시간이 쉬는 시간입니다. 서두는 편이지요.

이렇게 다리 밑에 앉아 가지고 온 간식들을 나눠 먹는 풍경이 나에겐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게 정답이지요.



태풍이 지나간다 해서 바람에 우산 뒤집어 질 것 같아 판초를 가져갔는데

더워서 접어 어깨에 걸쳤더니 물에 빠진 생쥐가 됐습니다.

카메라를 비닐에 싸서 배낭에 집어넣고, 하선암엔 내려가 보지도 못한 채 폰으로 신선 밥상만 찍습니다.

특선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어느 바위가 그것인지 구별하기 힘듭니다.

그만큼 계곡의 이름 없는 바위와 경관 하나도 허투루 볼 수 없이 모두 빼어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선암 부근에서 토종닭 백숙을 듭니다. 



설설 끓는 한방 백숙. 반주는 단고을 소백산 막걸리. 이름처럼 맛이 달았습니다. 

지가 붉은 단이라 그래 놓고 丹을  달다니(甘)?



백숙보다 밖에 쏟아지는 비와 더욱 어울렸던 닭죽.



구름 위로 솟아나는 저녁 햇살에 반사되는 롯데타워, 여행사 따라가면 밤늦게 도착하기 일쑤인데 

오늘 양호하게 서울 도착, 월요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