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북악하늘길.-김신조루트, 불백

fotomani 2020. 2. 11. 09:20



엊그제 올 겨울 마지막 추위가 지나갔습니다. 마지막 추위라고 하지만 겨우 영하 한 자릿수이니

예년에 비하면 별 것도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삼선교에서 숙정문 안내소를 거쳐 하늘 제 2길로 들어 북악 스카이웨이 하늘마루로 나가

팔각정까지 거기서 군부대 옆 쪽문을 통해 하늘 제 1길로 내려가 다시 숙정문 안내소를 거쳐 

성북동 돼지불백 기사식당에서 마감하려 합니다.



삼청각을 지나 삼청터널 입구에서 산길로 드니 북악산 전면개방 식수 기념비가 보입니다.



숙정문 안내소입니다. 오늘 이곳을 오르내리며 두 번 거칠 것입니다.

여기 오른 것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지났네요.

지난 포스팅을 보니 역시 녹음이 우거진 계절이 훨씬 낫네요.

(  http://blog.daum.net/fotomani/70343 )



빨간색 길이 소위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북악 하늘 2길이고 노란색이 제 1길입니다.

빨간색과 하얀색을 잇는 흰+노랑색 길은 북악 스카이 웨이입니다.




오늘의 핵심 산책로는 김신조 루트입니다. 왼쪽이 초소와 초소를 잇는 작은 길로 보시는 바와 같이

시멘트 계단과 시멘 블록으로 포장돼 있습니다. 곁에 전에 없던 우회 산책로가 마련됐습니다.

군이 사용됐을 당시엔 살벌한 풍경일 수도 있었겠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콘크리트조차

망각의 더께가 앉아 새마을 슬레이트 지붕처럼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되었습니다.



성북천 발원지인 계곡 얼음장 밑으로 시냇물이 졸졸 흐릅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군부대를 우회해 산책로를 마련해 놓아서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전방 GOP에 들어가면 아니 DMZ 쪽에 마련된 둘레길을 가면 철책 옆으로 길이 있어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지도 상 거리로 짧다고 '흥'했다간 혼납니다.



군막사들과 팔각정



1.21사태 때 총격전으로 탄흔이 남아있는 바위, 호경암



팔각정에서 볼 수 있는 평창동과 북한산 모습



잠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군부대 곁 제 1길로 들어서는 통문인데 잠가 놓지는 않았지만

경사 때문에 닫겨 잠긴 것처럼 보입니다. 처음 가는 분은 지나치지 말고 확인하십시오.



숙정문 건너편으로는 남산과 도심 스카이라인이 아침 공기감 혹은 미세 먼지로 뿌옇습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작전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소로는 용도 폐기 됐지만 다른 얼굴로

친근하게 우리에게 다가 옵니다. 지나고 보면 세상사라는 게 얼마나 하찮은 것일까요?



성북동에 들러볼  곳이 많이 있지만 심우장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한용운 스님의 체격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심우장으로 올라가니 촬영이 한창입니다.



오세창의 당호 아래 카메라 사이에 들어가 들이대니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셨던 것 같습니다.



심우장은 선종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열 가지 수행 과정의 하나인 '자기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심우에서 유래했다 합니다.



심우장이 있는 자리는 골짜기 좌우로 성북동 달동네의 중심입니다.

건너편은 거의 나무로 덮혔었는데 북악산 개방되며 건축 요건이 완화 된 걸까요?

오늘 코스는 봄, 가을에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 제 격일 듯합니다.



이 부근은 그 옛날엔 길거리에 차 대기가 좋아 기사식당이 즐비하던 곳입니다.

왕돈가스집도 몇 집 있었고 돼지불백집 또한 몇 곳 있었던 동네입니다.

지금은 고급 음식점도 많지요. 금왕돈가스는 많이 먹어봤으니 오늘은 처음으로 불백을 먹어보려 합니다.

주방엔 밥그릇과 반찬 그릇이 피라미드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사 식당 같지 않게 깔끔하게 나옵니다. 술을 부르는 불백입니다.

'막걸리도 하나 줘요', '막걸리 없는데요.', '그럼 쏘주 하나'

'우린 기사 식당이라 술 안 팔아요~' 미리 그렇게 얘기하지~'

아침에 콜드브루 패트병에 쏘주를 넣을까 말까 하던 게 못내 아쉽습니다.




불고기 양념에 재워 구워 나온 불고기, 후지나 전지겠지요.



아쉽지만 머리 속으로 쏘주 한잔 들이키고,  아흥~~



요놈 물건입니다. 맵지 않고 너무 삭지도 않고 오늘 나온 반찬 중 최곱니다.



상추 더 달래면 아까처럼 '술 없어'식으로 민망해질까 봐 

똥개 꼬랑지 감추기 모드로 조용히 김치에 싸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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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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