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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밤 빗소리에 취해보자 - 해물안주

fotomani 2020. 6. 29. 16:00

본격적인 장마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우산을 들고 걷는 것도 좋겠지만

왠지 나이 들어 구질어 보이는 것 같아 눈치 보입니다. 그냥 집에서 뭉개보지요.

온몸이 끈끈하니 티셔츠가 젖은 낙엽처럼 몸에 들러붙는 이럴 때는 이열치열이라고

찬 음식보다 오히려 따뜻한 음식도 괜찮습니다.

장마철 온돌방에 장작불 지펴 뽀송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아주 간단하게 계란탕 먹으려면 끓는 물에 계란 풀어 넣고 소금으로 간하고

대파 송송 썰어 넣어 후추 뿌려 먹으면 끝입니다.

그래도 요리처럼 보이려면 냉장고 청소해주면 됩니다. 

뭐가 들어 갔나요? 양파, 당근, 방울토마토, 런천미트, 대파 길게 썰어 팬에 기름 두르고

볶으며 굴소스로 간을 합니다.

 

어떻게 이런 모양으로 되었을까요?

위 프라이팬에 물을 붓고 끓이며 전분 푼 물을 넣어 점도를 맞추고 풀어놓은 계란을

휘저으며 넣어 끓입니다.아, 냉장고 구석에 게맛살도 있었네요. 그것도 넣습니다.

고추기름으로 데꼬레이숑 한 후 후추를 조금 뿌려볼까요?

 

남으면 다음 날 점심 때 웰빙식 하지요.

상치, 밥처럼 퍼 먹는 깡장, 계란탕, 나물밥. 

 

기왕 손에 물 묻힌 김에 해물잡탕을 해보겠습니다.

중국요리야 센 불에서 기름에 달달 볶고, 간 맞추고, 전분 풀면 거의 다 끝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야메 쉐프 기준입니다.

조금씩 사서 데쳐 냉동실에 보관했던 갑오징어 새끼, 골뱅이, 오만둥이 꺼냅니다.

아무리 냉동이라도 색깔만 봐도 통조림 것덜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당연히 야채 볶아야지요. 호박, 브로콜리, 당근, 파, 국물을 위해 돼지 전지도 들어갔네요.

돼지고기를 삶으면 뽀얀 육수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습니다.

대파와 돼지고기부터 볶은 후 야채 집어 넣고 볶다 물을 넣고 끓여 간을 맞춥니다.

야채와 고기가 너무 끓여 무르거나 질겨지지 않게 적당히 익으면 이제 해물을 넣고 끓입니다.

적절한 미감을 위해 전분을 풀어 넣어 농도를 맞춥니다.

 

파슬리나 샐러리 이파리로 장식하면 좋을 듯한데 없네요.

 

뽀얀 골뱅이, 오만둥이, 갑오징어 부드러운 살이 술을 부릅니다.

창밖에 비가 오나요? 막걸리 한잔 받아놓고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를 틀어드릴까요?

 

그러고 보니 면을 넣어 먹어보고 싶습니다. 

해놓고 보니 가끔 해 먹는 해물크림파스타 닮았네요.

버터, 생크림, 치즈, 시즈닝을 넣지 않았으니 파스타를 곁들인 퓨전 해물잡탕 정도가 되겠군요.

오늘 밤 비가 많이 온다니 빗소리를 들으며 와인으로 입술을 적시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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