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들었어?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셨다더라'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香냄새가 느껴진 거야', 코로나 19에 대한 흉측한 블랙코미디입니다.
기, 승, 전, 코로나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성북천 출발점인 한성대역으로 나오니
크리스마스트리가 세밑임을 알려주지만 젖은 장작이 타오를 리 없습니다.
영하로 내려간 새벽 출근길에 막간을 이용해 이렇게 운동하기 쉽지 않지요. 존경합니다.
말라붙은 풀밭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하늘을 나는 덤프트럭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속에서
오늘도 닥다리는 걷는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도 물이 빛나는 새벽이 되어 성북천을 흐르고 있습니다.
얘는 뭘 그리 생각하고 있을까요?
'날 위로해주러 온 친구도 어느새 젖고 있어'(왼쪽 그림)
서울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는 같이 울어주고 있어도 병 속에 갇힌 것처럼 느껴진다는 뜻일까요?
어제 본 <리스본행 야간열차> 리뷰에서 '떠나면서도 머무른다'는 말이 얼핏 생각납니다.
안개가 아닌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는 것을 달무리 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21세기 달무리라 해야 할까요?
청계천으로 들어섰습니다.
기왕 새벽에 걷는 거 해장국집 순례를 포스팅할까 하다 2.5가 지나면 닥다리가 아닌 돼지다리가 될까 마음 고쳐먹고
마장동 왕족발 맛있다는 집을 찾아 저녁 안주거리 마련합니다. 살찌는 건 마찬가진가?
7시에 연다 해서 개점시간은 맞췄는데 왕족발은 조금 있어야 나오고 나머지 미니족이나 순대
편육 등만 팔 수 있답니다. 미니족 2개와 편육 하나 사고 간을 소금에 찍어 한 조각 얻어먹습니다.
청량리역 쪽으로 갑니다. 588 부근은 대규모 복합건물들 짓느라 인부들로 정신이 없고
경동시장은 새벽인데도 손님 맞느라 부산합니다.
어제오늘 성북천을 중심으로 걸었습니다. 근데 이걸 운동이라고 해야 하나?
집에 와 사온 족발 맛보려 하니 영 '아니올시다'입니다.
유튜버가 김 펄펄 나는 곰솥에서 족발 꺼내는 걸 보고 홀려 비주얼과 맛을 혼동했었던 모양입니다.
버릴 수도 없고 그냥 먹자니 마뜩잖습니다.
간장, 노두유, 설탕과 후추, 팔각 몇 개 넣고 다시 삶습니다.
아무래도 약간 짜지긴 했지만 훨씬 먹기 좋습니다. 조금만 산 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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